참모로 산다는 것 - 왕권과 신권의 대립 속 실제로 조선을 이끌어간 신하들의 이야기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31. 참모로 산다는 것

 


역사저널 그날의 패널로 잘 알려진 신병주 교수의 책이 궁금했다. 특히 주인공 왕이 아닌 참모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기에 더더욱 궁금해졌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은 제목이 잘못 붙여진 책이다. <참모로 산다는 것>이라고 붙이기에는 책 내용이 이와 맡지 않다. 그냥 <조선시대의 참모들> 이라고 책의 제목을 정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책 제목만 보고는 참모라고 불리는 인물들의 세계를 좀 더 깊이 파헤치고 그들의 생존법 그리고 처세술 등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기술되리라 생각했지만 역사학자인 저자의 글에서는 정사에 기록되거나 이미 우리에게 알려진 내용을 중심으로 평범하게 기술된다. 역사에 관심이 많았거나 역사서라고 불리는 책을 몇 권 읽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흥미를 끌만한 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책 내용은 조선시대 건국의 아버지인 삼봉 정도전에서부터 시작하여 세종 때의 명재상인 황희 그리고 선조 때의 정철과 유성룡, 정조 때의 정약용에 이르는 조선 시대 왕의 신임을 받았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아쉽게도 이들의 내용은 기존의 역사서들에서 소개된 것과 다르지 않다. 다만 그리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읽을 만하다. 강희맹, 김일손, 김인후, 조식, 조헌, 김충선, 장만, 김신국, 조경, 김석주 등 역사속에서 그리 많이 조명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이 주는 장점이라고 생각이 든다.

 


제목과 걸맞은 부분을 꼽자면 황희정승 편의 한 대목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황희 정승과 세종간의 관계는 일방적인 군신의 관계가 아니라 여러 차례 의견 충돌을 빚었지만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였기에 그를 배척하지 않고 중용했다는 이야기를 보며 좋은 참모와 지도자의 덕목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성삼문 편을 보면 성삼문이 참모라는 데에도 조금 이견이 있지만 성삼문의 죽음이 과연 옳은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동안 교육을 통해 사육신의 올바른 절개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그의 죽음은 물론 아비, 동생, 아들, 손자까지 죽음을 당하고 처와 딸은 노비로 팔려가는 멸문지화를 볼 때 어떻게 받아들여져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이 책은 참모들의 삶이 아닌 조선 시대 임금의 신임을 받았던 벼슬아치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조선 시대에 활약했던 인물들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좋은 표준서가 될 것이다. 다만 제목은 수정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