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는 시간
김신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힐링이 되는 책 한권을 읽었다. 

육아로 삶이 많이 지쳐가고 있는 나에게 하나의 좋은 귀감이 되는 책이었다. 

김수진 전문의의 추천사 내용처럼 ‘자신의 유약함을 인정해야 하는 문제에 맞딱뜨리게 되면 권위자의 조언보다 비슷한 처지의 내밀한 고백이 더 도움이 될 때가 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라서 그런 것 같다.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내 인생이 끝날때까지 끝나지 않을 프로그램]으로 생각되는 것이 육아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김신환 피디는 대단한 아빠다. 회사일에 세 아이의 육아까지 책에 나온대로 생활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자신의 주관을 담은 육아를 한다는 것은 더욱더 그렇다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절대 그 가치를 이해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육아란 자신을 대단히 초라한 사람으로 전락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육아라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계속 하다보면 이제껏 자신이 해왔던 일과는 많이 다르고 창의성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기에 스스로에 대한 평가절하가 될 수밖에 없는 시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스스로 더 강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자신에게도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업으로 아이을 보는 경우에는 더욱더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에피소드는 전업으로 아이를 보는 입장이라면 많이 공감이 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다. 대단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다. 돌잔치의 예를 들어보자 저자의 돌잔치에 대한 생각이 나와 같았다. 그런데 나는 돌잔치를 거의(?) 하지 않았고 저자는 나름대로 자신의 방법을 투영해 돌잔치를 그냥 형식적이지 않게 해낸 것의 차이가 있었다. 물론 여러 개인적인 상황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어느게 더 낫다고 보기는 그렇지만 내 생각에도 저자의 생각이 더 현명했다고 느껴진다. 나는 그래서 아이가 2돌이 되는 시점에 저자가 했던 돌잔치의 형식을 좀 더 고민해서 해볼까 한다. 내가 돌잔치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이가 수용의 돌잔치를 하기보다는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돌잔치가 되길 바랬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좀 더 성장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리고 나와 아이를 아는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기에 돌잔치를 하지 않은 것이었다. 나와 생각이 비슷한 저자를 보니 맘이 조금 놓였다. 


저자가 하고 있는 30년 후에 줄 편지쓰기는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 나중에 아들이 아빠를 생각하는 시간이었으면 해서다. 특히 하나 뿐인 아들이 외로움을 잘 견디고 세상에 나아가 아빠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도 들어 있다. 그리고 저자의 권유처럼 아이만 있는 동영상보다는 나와 아내와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아이 동영상을 많이 찍을 것이다. 생각해보니 결국 나중에 아이는 젊은 날의 부모 모습이 더 그리울 것 같다. 스스로의 모습도 신기해할지 모르지만 이미 늙어버린 주변의 부모와 사랑해주었던 부모 이웃의 모습을 더 보고 싶어할지 모르니까. 이 책은 이렇게 나에게 많은 조언과 할 일을 던져주고 있다. 


한편 중간 중간 부록처럼 소개되는 영화이야기는 정말 직업이 피디임을 직감하게 해주는 재미있고 유익한 해설이 돋보인다. 그리고 참 좋은 영화를 소개받은 느낌이 들어 좋았고 특히 대부분 육아와 관련된 소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라서 책과 거리감이 없이 좋았다.

 


이 책은 육아를 하는 아빠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유할 만큼 재미있고 진솔하며 때로는 담담하다. 이 책을 읽으며 진짜 아빠가 되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또 더 나은 아빠가 되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그리고 아이를 키워가면서 스스로도 더 진정한 남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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