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세트 - 전2권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 생각뿔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인생은 감옥살이지. 그것도 무기징역이고말고 라는 무시무시한 말로 그리스인 조르바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인생이라는 감옥살이를 맨몸으로 체험하고 그 체험속에서 인생의 자유를 깨닫고 있는 조르바라는 인물과 그에 반해 종이와 잉크에만 찌든 나라는 인물을 대비시켜 우리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책의 문장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리고 폐부를 찌르는 말들이 많다. 
  
비와 우울은 습한 공기속에서 사랑하는 친구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얼마나 아름다운 표현인지 모르겠다. 읽고 다시 읽었다. 
  
고독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상태니까
  
고독이라는 것을 현대인들은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저마다 관계를 맺으려 하고 관계망속에 스스로를 규정지으려 한다. 그런데 카잔차키스는 이미 이야기했다. 
고독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그 자연스러움을 본능의 하나로 받아들인다면 삶의 근원적 가치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단테의 [신곡]을 아직도 읽고 로댕의 작품을 보러 다녔던 나(카잔차키스)라는 인물과 자신의 있는 돈을 모두 
산투리라는 악기에 투자하여 자신의 삶을 기꺼이 그 악기에 투자했던 조르바. 어떤 삶이 더 가치가 있어보일까? 그것에 대한 결론은 굳이 내릴 필요는 없다. 모두에게 걸맞은 삶이 존재하기에. 그러나 크레타 섬에 도착하여 그들이 나눈 말다툼을 나는 주시해본다. 
  
삶이란 거창하지 않다. 우리의 보통의 삶속에 녹아 있다. 
  
죽기 전에 에게해를 여행할 수 있는 것도 삶의 행운이며 5드라크마를 가지고 영혼을 살 수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리스인 조르바] 책 속에 삶에 대한 작은 실존적 가치들이 구석구석 녹아있는 것 같다. 
  
사랑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가 쉰 것으로 보아 소년은 자신이 부르는 노래의 의미를 이해한 것 같다 라는 표현은 뛰어난 관찰력과 더불어 작가가 가지는 인생관 그리고 삶에 대한 통찰이 눈에 들어온다. 더불어 문학적으로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죽음이 오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과 죽을 것처럼 사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 나의 대답처럼 그것은 어쩌면 같은 행동일지 모르겠지만 조르바는 더 명쾌하다. “어차피 결론은 없어요.”라고. 그렇다. 결론이 없는 답일 수도 있다. 철학자들의 범주에서는 이부분의 결론이 중요할지 모르지만 조르바나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그것이 왜 중요하겠는가? 오늘을 더 잘 사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조르바는 자기중심적이라고 하는 나(카잔차키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난 조르바니까 조르바처럼 말할 뿐입니다
이 말속에 담긴 그의 거칠고 뜨거웠던 삶에 대한 일갈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카잔차키스)라는 정치적 속성을 가진 인물과 달리 종교도 혐오하고 온몸으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그리고 자신의 본능을 사랑했던 조르바를 통해 세상에 던진 메시지는 무엇일지는 읽어보면 조금씩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책의 내용처럼 책의 마디마디를 읽을 줄 알고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에게 많은 기쁨을 줄 것이다. 
  
언젠가 이 책을 가지고 에게해를 여행하며 크레타 섬에 내려서 조르바와 나(카잔차키스)의 행적을 밟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해지는 시간이었다.

난 조르바니까 조르바처럼 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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