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히키코모리, 얼떨결에 10년 - 만렙 집돌이의 방구석 탈출기
김재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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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히키코모리, 부제는 만렙 집돌이 방구석 탈출기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이상한 남자의 색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삶의 한 부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이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는 10년간의 극단적인 은둔생활<?>을 통한 자기만의 생활을 통해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된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 채 점점 스스로를 자기만의 세계에 가두면서 동시에 세상의 삶을 살아가는 것의 차이다. 그리고 그가 가진 용기와 내가 가진 소심함의 차이라고나 할까?

 

<친구들을 만나도 더 이상 즐겁지가 않다. 괜찮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거니깐>

 

살다보면 이런 감정이 들 때가 많다. 무언가 수동적으로 이끌려 참여하고 나선 돌아오는 길이 매우 허무하고 쓸쓸하고 씁쓸했던 기억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처지는 불행했는지 몰라도 저자에게는 행복한 점들이 많았다. 아니 행복한 지원군들이 많았다.

10년을 지원해주고 이해해주었던 어머님과 가족들 그리고 친구, 자신만의 공간, 그리고 추천받은 직업들, 이런 것들은 누구에게나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저자는 그것을 통해 삶의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혼자였을 때 조금이라도 기댈 수가 있었고 결국은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본질에 더 빨리 접근하여 세상으로 더 빨리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사실 이런 것들 때문에 히키코모리가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솔직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떤 점 하나 때문에 삶이 그렇게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중요한 포인트는 있을지언정 삶의 시소는 그동안 쌓여왔던 것들이 어느 순간 넘어가기 때문이다. 저자도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안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편 이 책은 저자의 유머포인트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그 유머라는 것이 꼭 즐거워서 유머가 아니라 때로는 쓴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을 유발하기도 하다. 그런데 웃기다. 저자가 10년의 생활을 긍정적으로 넘긴 이유도 다 자신에게 내재된 이런 유머감각이 아닐까 한다. 아니면 혼자 은둔을 하다보니 이런 유머가 생겨난 걸까?

 

이 책은 결국 스스로의 내적고민과 성찰을 통해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축적한 저자가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결과를 그렸다. 이 책은 그가 세상에 다시 나왔다는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그가 동굴로 들어가 어떤 고민과 현실을 살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거기에 많은 공감요소가 들어 있고 저자의 체험을 통해 우리의 고민에 대한 약간의 해답도 들어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간단한 글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에세이지만 간단한 한 편 한 편 글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의 힘겨운 체험의 무게가 글에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의 시간의 무게와 체험의 가치와 고민의 켜들이 묻어난 좋은 에세이다. 웃으면서 읽을 수 있고 다 읽고 나면 입에 잔잔한 미소를 올릴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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