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파리
데이비드 다우니 지음, 김수진 옮김 / 올댓북스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알던 파리는 진짜 파리가 아니였다. 
5년전 거의 정확히 5년전 10월에 5일간 머물렀던 파리에서의 기억은 아직도 나의 가슴에 설레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걸어서 트리니티 성당이 바로 있었던 피갈레 길의 한 모퉁이에서 보냈던 5일간의 추억을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었다. 아내와 밤에 올랐던 몽마르트에서부터 에펠탑과 파리를 계속 걷고 걸었던 나의 낭만의 파리는 이 책으로 인해 아주 작아졌다.
  
이 책은 파리의 도시의 한 모퉁이 모퉁이를 자세히 묘사해 놓았다. 사람의 묘사 역시 마찬가지다. 저절로 상상하고 눈에 그려지게 된다. 
  
<고티에는 밝은 청록색 바지를 입고 검은색 띠를 옆으로 길게 늘어뜨렸고, 넓은 벨벳 깃이 달린 검은색 외투와 초록색 새틴 안감을....>
  
책을 보다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리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다. 몽마르트, 보주광장, 팡테옹, 피갈 거리, 뤽상부르 공원 등은 지나갔지만 지금의 기억은 거의 부스러기수준에 불과하다. 그러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이 언뜻 와 닿지가 않았다. 그러는 찰나에 팡테옹에서 보았던 빅토르 위고의 이야기부터 빠져들기 시작했다. 빅토르 위고가 이렇게 프랑스인들에게 대단한 존재였어 라고 느끼기 시작되었고 그의 낭만주의로 빠져들어갔다. 프랑스의 [사랑할 권리]는 이 때도 대단했나보다. 프랑스 대통령들의 부인 혹은 여성편력을 보아도 이 나라가 얼마나 이 [사랑할 권리]에 관대한지를 알 수 있었는데 빅토르 위고를 보니 참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니 파리는 모든 파리지앵에게 로맨틱하다고 해야할까? 
  
이 책은 1830년대 낭만주의 대장이었던 빅토르 위고를 주인공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를 중심으로 그의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의 동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낭만주의의 실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들레르, 조르주 상드, 뒤마 그리고 들라크루아까지 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큰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에 파리의 건축들과 거리 그리고 분위기까지 파리의 로맨틱을 이야기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와 흡사하다. 1830년대의 로맨틱 인 파리가 아닐까 싶다. 앨런의 작품속의 인물들이 벨 에포크를 동경했듯이 이들은 낭만의 시대에 파리의 분위기를 즐기었던게 아닌가 싶다. 조금은 퇴폐적이고 저항적이고 우울하고 흑백이 잘 어울리는 그런 파리.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파리를 걷고 싶다. 이번에는 구석구석을 천천히 걸으며 파리의 공기를 마시고 싶다. 다행히도 오늘의 파리에서 1830년대의 파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히다. 우리의 서울과는 달리 많은 건축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단순한 가이드 책이 줄 수 없는 낭만과 사랑 그리고 흑백 가이드 북이다. 

기억나는 문구
  
나다르와 브라사이, 드와즈노,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을 본 사람들이 파리를 낭만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이 파리를 낭만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완벽하게 흑백으로 -흑백 사진과 영화, 문학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도시를 하나 꼽으라면 그것은 단연코 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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