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경제학 - 폴 새뮤얼슨의 20세기 경제학을 박물관으로 보내버린 21세기 경제학 교과서
케이트 레이워스 지음, 홍기빈 옮김 / 학고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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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성장, 균형 잡힌 성장, 장기적인 성장 지속, 현명하고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이고 회복능력을 갖춘 성장, 포용적인 녹색성장] 이라는 말을 요즘 많이 들었다. 다 비슷비슷한 뜻으로 들리며 말에는 반드시 성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위에 언급한 말들은 그동안 세계의 지도자나 기구 등에서 천명했던 경제목표들이다. 그동안 우리는 모든 매체나 정치권 혹은 학교에서 경제적 성장이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 세뇌되어 왔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경제성장률에 대한 부분이 우려된다며 연일 떠들어대고 있다. 사람들 역시 이런 인식에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경제학의 목적이 마치 경제성장인 것처럼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에 맞서 경제성장이 항상 바람직하고 필요하며 심지어 가능한 일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다시 말해 공정함, 정의, 경제 등에 대한 것에는 주저하고 소홀했다는 것이다. 경제학의 목적이 GDP 성장이 아닐진데 오늘날의 경제학자들은 이것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앞으로 위로가 좋다에서 균형이 좋다로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는 도넛 이미지를 제시한다. 도넛이미지를 통해 안전하고 정의로운 공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데 그를 위해서 저자는 다섯가지 요소를 이야기했다. 인구, 분배, 열망, 기술, 거버넌스.
  
이 책의 7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 성장에 대한 맹신을 버려라 인데 사실 경제 성장은 거의 종교적 맹신과도 같을 수 밖에 없다. 우리 주위의 누군가가 더 이상 경제성장은 하지 않아도 돼. 라고 말한다면 모두들 그를 비판할 것이다. 그러나 성장이라는 것을 계속 할 수 있을까? 모두들 한 번쯤 회의를 품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 인용된 로스토의 주장처럼 경제라는 비행기가 이륙해서 날아간다면 결국은 언젠가는 내려갈 준비를 해야하기 않을까? 또한 성장이라는 것이 계속 된다고 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 - 기아, 빈곤, 사회문제 -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이 책의 주장은 대단히 역발상적이다. 그래서 더 참신하고 관심이 가게 된다. 우리는 우리를 번영케 해줄 경제가 필요하다. 그것이 성장을 하던 말던. 이라는 구호는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성장 = 번영 이라는 등식을 깰 수 있을 때 우리는 다음 단계의 경제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저소득의 시대에서는 성장 = 번영이라는 말이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고소득 국가들이 이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고 국민은 계속 성장이라는 명제에 매달려 있다. 그래서 국가의 아젠다도 성장이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으면 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데 과연 이 성장이 우리의 미래 행복을 보장할 수 있을까? GDP가 성장하지 않으면 우리는 번영과는 거리가 멀게 될 것인가? 우리 자신을 좀 더 행복하게 해 줄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치 않을까?
  
이 책은 현재 주류의 경제책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경제학이야기이다. 이 책은 성장이라는 측면으로 경도된 사회의 흐름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이 책의 내용에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있는 작가의 노력과 헌신이 들어간 역작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리고 위로만 나아가려고 하는 스스로에게 한 번쯤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것이라 생각한다. 경제학의 방향 뿐 아니라 방황하는 스스로의 삶에서 좋은 조언이 될 수 있는 책이라 확신한다. 



경제성장은 어느새 수많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질병에 대한 만병통치약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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