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1 수능대비 한국문학 필독서 2
이광수 지음, 송창현 엮음 / 넥서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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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보가 잘못 올라가 있어 삭제하고 다시 올립니다.]



책의 한 구절처럼 이제 중늙은이가 거의 다된 나이가 되어 다시 읽게 된 무정. 그 때와 지금은 무엇이 다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계몽주의 소설의 효시라고 불리는 무정. 그가 쓴 민족개조론과 묘하게 생각이 겹치는 것은 무엇일까? 왜 그는 변절하고 말았을까? 책을 읽는 동안 책 내용과 더불어 계속 나의 머릿속을 괴롭혔다.

 

생각보다 무정은 재미있다. 100여년이 다된 소설이라 지루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기대이상이었다. 개연성은 조금 떨어지고 계몽소설이라 여기저기서 독자들을 훈계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 당시의 사회상과 가치관을 엿볼수가 있어 재미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다. 그리고 심리묘사가 제법 잘 되어 있다. 지식인이지만 소심한 형식의 고민들, 현실을 보며 고민하는 영채의 심리묘사는 조금 지루하긴 하지만 잘 표현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 책에서 당시의 사회상을 잘 엿볼수 있고 동시에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과 가치관 그리고 민족관 등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지만 주변의 도움을 얻어 교사가 되었지만 그 가난함과 소심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형식, 너무 빨랐던 아비의 개화로 인해 자신의 살이 뒤틀려 기생의 처지로 몰락했지만 결국 병욱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영채, 새롭게 부유층으로 성장한 가문의 공주같은 딸인 선형, 세기말 적 현상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던보이 같은 선우선, 신여성으로서 유학을 터나 자신을 개척하는 병욱을 보면서 우리가 과거를 그려낸 영화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렇지만 일부는 타력으로 인한 발전을 보여주는 것이 왠지 씁쓸하고 우리의 일제 식민지로 접어드는 계기와 유사하게 느껴져 이광수의 가치관을 보는 듯 하다.

 

제일 찌질한 인물은 역시 형식이다. 우유부단하고 수동적이고 소심하다. 자신의 중대사일인 결혼과 사랑에 대해서도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인생에도 매우 주저함이 나온다. 거기에 결혼과 미래를 저울질 하기도 하는 모습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그가 마지막에 보여주는 모습은 또 다르다. 그렇게 극적으로 변하는 이유를 수재로 인한 사람들과 음악회로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색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당시의 삶을 눈을 감고 생각해보았다. 모든 것이 뒤섞이고 불안한 세기말 현상같은 사회. 그 사회를 구할 수 있는게 무얼까? 사랑일까? 아니면 문명일까? 아니면 순응일까?

 

대표적인 친일지식인 이광수의 책을 왜 오늘 다시 읽어야 하느냐고 한다면 바로 아직까지 이 사회에서 그의 시대사적인 숙제를 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천재적인 작품아래 숨겨진 그의 생각을 조금 더 이해하고 오늘날 우리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우리는 그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한 번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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