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살아있다 - 아버지가 남긴 상처의 흔적을 찾아서
이병욱 지음 / 학지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면서 누군가의 영향을 받았을까 생각해보면 대부분 먼저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리지 않을까 한다. 특히 아버지의 존재는 영향력이 클 수 밖에 없다. 나의 경우 아버지와 함께 있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에 상대적으로 아버지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에겐 아버지와의 기억 그리고 추억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아버지가 자식에게 주는 영향력은 어떤 집안에서는 매우 강력할 수 있겠다 짐작해본다.

 

이 책은 아버지로 인해 자신의 삶의 좌표가 달라진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 삶의 영향이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아버지라는 존재와 아버지가 했던 행동에 의해 진로와 사상이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사람들의 화려한 삶 뒤편에 감추어져 있던 성장기 이야기나 성인이 된 후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소개되어 우리의 흥미를 끈다. 특히 오이디푸스 신드롬의 핵심이 근친상간과 부친살해라는 것을 이 책에서 본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단순히 아들과 아버지의 경쟁관계 정도로 이해했던 나에게 저자의 분석은 새로웠다. (조금은 부정적으로)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유명인들과 그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책은 아버지와의 관계는 언급되지만 생각보다 그 내용이 많지 않고 사실 나열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제목과의 연관성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언급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 언급된 사람이 무려 100명이 넘는다. 100명이 넘어서가 아니라 100명이 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보다 아버지와의 어떤 관계에서 이 사람의 삶이 바뀌었는지가 너무 개략적으로만 그려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히려 주인공들을 반의 반으로 줄이고 좀 더 자세하고 정신분석학에 입각해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분석해 주었다면 더 심도 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데 너무 사람들의 삶에 대한 나열에 치우쳐서 가십정도의 완성도에 그친 책이 된 것 같다. 압축된 위인전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오히려 이 책의 마지막에 설명되는 정신분석학 용어편이 이 책의 의도와 가장 맞다고 생각이 든다. 이 정신분석학에 근거하여 주인공들의 행태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분석했다면 더 깊고 심도 높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스스로 생각해본다.

 

[아버지는 살아있다]는 역사적 인물이 존재함에 있어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삶을 간략하게 써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신분석학 책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삶의 일대기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한 번쯤 더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