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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을 걷는다 -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울역사산책
유영호 지음 / 창해 / 2018년 6월
평점 :
학부때 통의동에 대한 과제를 하나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알게 된 서촌. 단순히 경복궁 서쪽에 위치하니 서촌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의 머리말부터 나의 이런 단순한 개념을 깨기 시작한다. 이 책은 단순한 서촌의 답사기가 아니다. 서촌이라는 땅에 겹겹이 새겨진 역사를 발견하는 역사에세이다. 그 곳에서 자랐거나 그 곳에서 활동한 인물들, 그 곳에 세워진 건축물들, 그 곳에 있는 자연물 인공물들이 품고 있는 역사에 대해 끄집어내고 이야기해주는 이야기서이다.
이 책은 44개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는 갑자기 조선시대로 들어와 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온 것 같다. 때로는 조선 초기에 때로는 조선 말기의 나라의 주권이 풍전등화같았던 시대로 들어온 것만 같은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 현재 서있는 커다란 빌딩들을 다시 한번 쳐다볼 수 있게 해준다. 왜 너 거기에 있었던거야 하고 한 번 말해볼 수 있겠다.
교보생명 창업주에 관한 부분이나 언론사와 정부간의 힘겨루기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이상이야기는 알고 있었으나 그의 절친 곱추 구본웅의 이야기는 새로웠다. 그리고 통인시장이 일본인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사실 충격이었다. 이렇게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품고 있는 이곳을 나는 너무 단편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다는게 조금은 부끄러웠다. 다행이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아쉬움을 덜 수 있다는게 아주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물론 서촌과 광화문일대는 역사적으로 매우 핵심부였기 때문에 많은 역사의 모습이 있을거라 짐작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 그 역사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형상화되고 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역사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주말에는 이 책을 가지고 다시 서촌으로 가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서촌이라는 역사박물관의 훌룡한 도슨트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제 나름대로 열심히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