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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평점 :
잠들고 싶지 않다. 자지 않으면 내일은 오지 않는다. (p.18)
이 말을 던진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아마 삶의 무게감에 눌려 더 이상 살아갈 힘을 잃어버린 사람이 아닐까? 이 말은 던진 소설 속 주인공 아오야마가 바로 그런 상태이다. 신입사원으로 회사에 들어가 일, 일, 일에 지치고, 사람들에 지치고, 자신의 모습에 지친 그가 읊조리는 이 한 마디.
이 한 마디가 낯설지 않은 것은 수많은 회사원들이 그와 똑같은 나날들을 보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는 평범한 회사원의 한 주간의 기분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아오야마 타카시의 시 일주일의 노래에도 분명하게 드러난다(p.44).
죽음까지 생각하는 그에게 짠하고 나타난 초등학교 동창생 야마모토 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그 친구와의 만남으로 아오야마는 자신의 삶과 일에 조금씩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다. 하지만 세상은 결코 그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대했던 거래처의 주문을 잘못 발주한 아오야마. 그는 이전보다 더 큰 절망감에 빠져든다.
가벼워 보이는 제목과는 달리 아오야마의 삶은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그의 삶이 남다르지 않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 같은 직장인들이 매일같이 경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오야마의 모습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성과 제일주의의 세상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했던 아오야마의 선택. 그런 그에게 던진 야마모토의 한 마디.
인생 절반은 너를 위해서라면, 남은 절반은 누군가를 위해 있을까?
나머지 절반은 너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있어. (p.157-158)
우리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내 삶의 절반이 있다는 이 말이 어쩌면 그렇게 가슴 깊이 와 닿는지. 나는 어떤 생각으로 살아왔을까? 나만을 위한 삶이라 생각하며 살았기에 때로는 절망에 빠져 빠져나오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삶이 아름다운 것은 나를 위한 것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삶의 모습을 알려주는 야마모토와 같은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야마모토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생이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아.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