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으로 사는 그리스도인 세계기독교고전 54
무명의 그리스도인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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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십니까 기도하면서 왜 염려하십니까’

 

처음 교회에 다니면서 많은 은혜를 받았던 찬양이다. 기도가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되는지 이 찬양을 하면서 절절히 느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그 마음이 서서히 식어갔던 걸까? 어느 순간 뜨겁게 찬양하고, 찬양 가사처럼 기도하면서 걱정, 근심을 내려놓았던 내 모습은 사라지고 일상 속에서 인간적인 고민과 근심에 휘둘리는 모습만이 남아있는 걸 보면.

 

무명의 그리스도인이 쓴 <무릎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은 이런 내게 다시 한 번 기도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끌어주었다. 지은이가 무명의 그리스도인이라고 되어 있어서 정말 그런지 알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앨버트 어니스트 리처드슨으로 아프리카와 인도에서 선교 활동을 한 성공회 목사님이시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패배하는 이유는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일침에 가슴이 뜨끔했다. 기도하면서 나아갈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를 삶에서 절절히 경험했기에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말씀을 토대로 기도가 무엇인지,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기도를 가로막는 것들이 무엇인지 등 기도에 관한 모든 것들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이제 머릿속에서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릎 꿇고 기도하라고 권면한다. 기도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맛보라고, 그를 통해 무한한 기쁨과 능력을 맛보라고.

 

예수님만을 바라보며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는 내 모습을 그려본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할지. 지금 이 순간 무릎을 꿇는다. 오롯이 하나님을 만나 그 분만을 바라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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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한 인문학
이봉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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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문학이라고 하면 문학, 철학, 역사를 생각하죠. 그런데 이런 인문학에 ‘음란한’이라는 단어를 덧붙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왠지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무슨 내용일지 무척 궁금해지기도 하지요.

 

대중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작가로 활동하는 저자 이봉호는 이런 말로 이 책을 시작해요.

 

“음란한 인문 정신이란 자기다움, 즉 세상을 자기만의 시선과 태도로 바라보고 재편집하는 능력이다. 살면서 마주치는 온갖 역경의 시간을 이겨내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준다”

 

‘음란한’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떨치고 생각한다면 저자의 이런 생각은 무척 인문학적으로 들리네요. 자기만의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작품들이 인문학이라고 늘 생각해왔으니까요.

 

저자는 이런 자신의 주장을 금기, 억압, 차별, 편견, 전복이라는 주제로 구별해 설명해요. 아직까지 유교 정신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인지 조금은 민망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짐을 깨닫게 되죠.

 

저자가 예를 들어 설명하는 내용들이 우리에게 친숙한 대중 문화적 요소들이 많아서 그렇게 학문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현실적인 내용에 투영해서 설명하는 방법이라 시대적 안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저자가 다루는 내용이 단순히 외설적인 내용이 아니기에 저자가 처음 주장한 자기만의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책이에요.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에서부터 시대적 자아상까지 다양한 주제를 문학, 역사, 철학, 미술, 영화 등에 담긴 성적인 표현들을 통해 고민하고 생각하면서요.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과 태도를 갖추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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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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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시는 고모님이 계세요. 나이가 이제 90대 초반이신데 언제부턴가 서서히 치매를 앓기 시작하시더니 지금은 몇몇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세요. 그런 고모를 보면서 참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고모와 함께 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요.

 

엠마 후퍼의 장편소설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는 치매를 앓고 있는 82세의 주인공 에타와 그녀의 남편인 오토, 그들 부부와 한 마을에 사는 러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품이에요. 제목에 나오는 마지막 이름 제임스는? 제임스는 사람이 아니라 에타의 눈에만 보이는 코요테의 이름이에요. 상징적인 존재가 아닐까 싶은데 그 부분은 책을 읽고 각자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남편에게 바다를 보러 떠난다는 편지를 남긴 채 집을 떠나 도보 여행을 시작한 에타. 오토는 그녀와 함께 가고 싶었지만 아내의 생각을 존중해 집에서 그녀를 기다리기로 해요. 한편 같은 동네에 사는 러셀은 오토와는 달리 에타를 뒤를 쫓아가기로 하고요.

 

소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편지로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참 예쁘다는 것이었어요. 편지라는 전달매체가 어느 순간 삶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려서 그런지 옛날 편지로 소식을 전했던 순간이 무척 소중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편지를 쓸 때의 마음이 떠오르면서요.

 

메일을 쓰거나 문자를 쓸 때는 마음을 담기보다는 전할 말만 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편지는 그렇지 않았어요. 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었어요.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에타와 오토와 러셀의 유년기, 청년 시절 등을 조명하면서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들려줘요. 에타와 오토의 애틋한 사랑도, 에타를 사랑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돌아서야 하는 러셀의 사랑도. 어떤 형태의 사랑이라도 사랑은 정말 모든 이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드네요.

 

오랜 시간이 흐르고 에타와 같은 나이가 될 때 그때 무슨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해졌어요. 지금 이 시간이 바로 그때 기억으로 떠오를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을지도 무척 궁금하고요.

 

마지막 장면이 참 인상적이에요. 따뜻함이 묻어나는 그런 장면이요. 내 인생의 마지막 여정도 정말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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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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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면 누구나 아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여자들도 가끔씩 눈에 들어온다. 어떤 이는 생활에 지쳐, 어떤 이는 자신을 위해, 하지만 그런 이들 중 많은 이들은 산후 우울증의 영향으로 인해서 그렇다. 제니 블랙허스트의 소설도 그렇게 시작한다.

 

산후 우울증의 영향으로 생후 12주 된 자신의 아이 딜런을 죽인 혐의로 오크데일에서 지내다 이름을 바꾼 채 살아가는 수전 웹스터. 어느 날 그녀 집 앞에 놓은 한 장의 봉투. 그 봉투에 적힌 이름은 그녀조차 잊으려 노력하는 옛날 그녀의 이름이다. 또한 봉투 속에는 그녀의 아들인 딜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들어있다. 자신이 죽였다는 아들 딜런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에 혼란을 느낀 수전은 친구 캐시와 기자인 닉과 함께 사진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정말 그녀의 아들 딜런이 살아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모든 것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자신의 기억에 없는 살인, 그것도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수전이라는 설정은 예전에 본 드라마가 생각나게 했다. 그 드라마에서는 자신에게는 살인의 기억이 전혀 없는데 어느 순간 연쇄 살인마가 되었던 인물이 등장했다. 수전과는 다른 상황이긴 하지만 누군가를 어찌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인물은 상당히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런 일이 내게도 일어난다면? 생각만으로도 정말 끔찍하다.

 

하지만 보다 끔찍한 건 아들을 죽였다는 설정이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결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산후 우울증이라는 상황은 여성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를 낳고 아이가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혹은 내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런 이들을 종종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수전의 이야기와 잭의 이야기가 교차로 이어지면서 사건은 점점 흥미진진하게 이어간다. 엄청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유형의 스릴러물은 아니지만 수전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그 아픔과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다.

 

2016년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신인 작가의 소설로 유럽 전역을 휩쓴 데뷔작이라는데 이런 능력을 가진 작가가 정말 부럽다. 어떤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지도 정말 궁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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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 영화에서 철학을 만나다
량광야오 지음, 임보미 옮김 / 성안당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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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똑같은 제목의 또 다른 책을 읽었다. 천자잉이 쓴 <사람은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라는 책인데, 그 책에서는 소크라테스에서부터 공자, 노자, 니체, 흄 등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면서 도덕적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500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철학책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 주제들을 만난 책이기도 하다.

 

동일한 제목의 이 책은 홍콩중문대학 철학 박사인 량광야오의 저서이다. 저자에 대한 별다른 정보도 없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철학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 때문이다. 앞선 책과의 큰 차이도 바로 이 점이다.

 

저자는 도덕, 죽음, 교육, 환경 보호, 자아, 사랑, 진실, 자유라는 8가지 주제를 70여 편의 영화를 통해 설명한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늑대와 춤을>, <로보캅>, <용의자 X의 헌신> 등 우리가 잘 아는 영화를 통해 철학적 주제들을 다루다보니 어렵게만 생각했던 주제들이 한결 가벼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영화를 매개체로 철학을 설명한다고 해서 결코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다. 데카르트의 실체이원론, 플라톤의 영혼 삼분설, 맹자의 자아 발전 단계 등 깊이 있는 철학적 내용들이 곳곳에 수록되어 있어 독자들로부터 조금 더 깊은 있는 철학적 사고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여러 주제 중에서 사랑, 특히 사랑의 진화에 관한 부분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얼마 전 교회에서 단기선교 준비하면서 배운 내용과 아주 흡사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저자에 따르면, 사랑은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해, 가족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연인 간의 사랑,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아간다고 한다. 물론 이런 사랑이 순차적으로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철학이 철학자들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삶 가운데서 늘 만나는 문제들에 대한 고민,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야말로 철학의 본질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의 삶에서 삶의 본질에 관한 문제에 부딪치는 평범한 사람인 우리 모두가 철학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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