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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시는 고모님이 계세요. 나이가 이제 90대 초반이신데 언제부턴가 서서히 치매를 앓기 시작하시더니 지금은 몇몇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세요. 그런 고모를 보면서 참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고모와 함께 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요.
엠마 후퍼의 장편소설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는 치매를 앓고 있는 82세의 주인공 에타와 그녀의 남편인 오토, 그들 부부와 한 마을에 사는 러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품이에요. 제목에 나오는 마지막 이름 제임스는? 제임스는 사람이 아니라 에타의 눈에만 보이는 코요테의 이름이에요. 상징적인 존재가 아닐까 싶은데 그 부분은 책을 읽고 각자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남편에게 바다를 보러 떠난다는 편지를 남긴 채 집을 떠나 도보 여행을 시작한 에타. 오토는 그녀와 함께 가고 싶었지만 아내의 생각을 존중해 집에서 그녀를 기다리기로 해요. 한편 같은 동네에 사는 러셀은 오토와는 달리 에타를 뒤를 쫓아가기로 하고요.
소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편지로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전하는 모습이 참 예쁘다는 것이었어요. 편지라는 전달매체가 어느 순간 삶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려서 그런지 옛날 편지로 소식을 전했던 순간이 무척 소중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편지를 쓸 때의 마음이 떠오르면서요.
메일을 쓰거나 문자를 쓸 때는 마음을 담기보다는 전할 말만 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편지는 그렇지 않았어요. 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었어요. 다른 분들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에타와 오토와 러셀의 유년기, 청년 시절 등을 조명하면서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들려줘요. 에타와 오토의 애틋한 사랑도, 에타를 사랑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돌아서야 하는 러셀의 사랑도. 어떤 형태의 사랑이라도 사랑은 정말 모든 이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드네요.
오랜 시간이 흐르고 에타와 같은 나이가 될 때 그때 무슨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해졌어요. 지금 이 시간이 바로 그때 기억으로 떠오를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을지도 무척 궁금하고요.
마지막 장면이 참 인상적이에요. 따뜻함이 묻어나는 그런 장면이요. 내 인생의 마지막 여정도 정말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