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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예쁜 여자들>, 책 제목은 무언가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지만 책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은, 너무나 섬뜩하면서 가슴을 무겁게 내리누르는 내용의 소설이에요. 2017년 들어 스릴러 소설에 재미를 붙이고 다양한 작가의 소설을 읽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거칠고 잔인하고 끔찍한 묘사가 강렬한 소설이에요.
소설을 쓴 작가는 카린 슬로터라는 이름의 예쁜 여성 작가분이네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로 현재까지 17권의 소설을 펴냈다고 하는데 저는 이번에 처음 접하는 작가에요(아직 스릴러 작품에 대한 내공이 깊지 않아서요).
가장 먼저 책 표지에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을 콕콕 찍어내리네요.
“아름다움은 항상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지. 하지만 그거 알아? 때론 죽음을 부르는 치명적 이유가 된다는 것”
간단한 글귀지만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갈지 한 번 상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제목과 함께 풍기는 이미지를 생각하면서요.
세 딸의 아버지인 샘의 이야기와 그의 두 딸인 클레어, 리디아의 시점이 번갈아 이어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다른 무엇보다 이 소설의 강점이라고 할 만한 세밀한 심리묘사가 마치 내 가족에게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게 다가와요.
어느 날 사라져버린 줄리아. 그녀에게 일어난 일은 온 가족을 절망에 빠뜨리고 결국 가족은 해체되어버리고 말죠. 아버지 샘은 아내와 이혼한 후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클레어와 리디아는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참아내다 두 사람의 사이마저 완전히 소원해지고 말죠. 그러다 생긴 클레어의 남편 폴의 죽음. 남편의 죽음은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앞에서 클레어와 리디아는 서로의 감정을 뒤로 하고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죠.
대단하다는 말은 이런 소설을 읽고 나서 하는 말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스토리,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묘사, 허를 찌르는 반전 등 모든 흥미로운 요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고 말았어요.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의 섬뜩함이 조금은 눈을 돌리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지만요.
이 소설은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이기도 했어요. 특히 가장 가까운 남편(?)에 대해서요. 우린 지금 서로에게 서로를 드러내는 존재인지, 아니면 서로에게 서로를 비껴나가게 하고 싶은 존재인지 깊이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기분 좋은 웃음으로 생각을 마무리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