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8 (10주년 특집판)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8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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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도 이제 두 달이 채 안 남았네요.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 될 때가 되었다니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네요. 2017년을 시작하면서 여러 다짐을 했어요. 책도 많이 읽고, 새로운 일을 찾고, 아이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지금 새해 첫 날의 다짐을 돌아보니까 아쉽지만 많은 부분이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네요.

흐지부지 끝나는 결심이지만 매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다짐을 하듯이 새해가 시작하기 전에 꼭 챙겨보는 책이 있어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새해 전망을 밝힌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에요. 결혼하기 전에 남편이 소개해준 책이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빼지 않고 보고 싶어요. 다가올 새해의 트렌드를 읽는데 아주 유용한 책이거든요.

2018년, 우리 사회는 어떤 트렌드를 보여줄까요? 평범한 직장인인 저로서는 솔직히 아무런 답도 내지 못하겠어요.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바쁜 마당에 다가올 한 해 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 트렌드가 무엇일지 생각하는 일은 왠지 내게 주어진 일 같지 않아서요.

그래도 늘 궁금해요. 과연 다음 해는 어떤 트렌드를 만나게 될지. 그래서 꼭 이 책을 챙겨 읽어요.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100퍼센트 예측했다고 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우리 사회의 큰 흐름을 분명하게 집어주는 책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이죠.

10개의 키워드로 한 해를 정의하는 전통에 따라 저자들은 2018년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해(wag the dogs)로 정의했네요. 동물에 빗대 설명한 2018년은 황금 개의 해이고요.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키워드도 있고, 조금은 낯선 느낌으로 다가오는 키워드도 있어서 하나씩 차분하게 살펴봤어요. 머릿속에서 2018년의 모습을 그려보면서요. 이미지를 그리면서 읽어보면 재미가 두 배가 되거든요.

2018년 전망을 읽은 후 역으로 2017년 소비트렌드 회고를 읽었어요. 한 해를 돌아보는 건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라 조금 더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요. 제대로 이룬 것 없이 보내려니 아쉬움이 많이 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고요. 여하튼 다시 본 2017년 전망은 정말 사회의 흐름을 꿰뚫고 있었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어요.

마지막으로 트렌드 코리아 10주년을 맞이하여 그간의 모든 트렌드를 총체적으로 평가한 2007-2018 메가트렌드 코리아를 살펴보면서 우리사회가 어떤 흐름을 이어가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는 시간도 무척 좋았어요. 큰 물줄기를 본 듯한 느낌이랄까요.

2018년, 얼마 남지 않은 무술년 개띠 해. 서문에서 말하듯이 또 다른 획을 긋는 한 해가 될지도 모르는 2018년이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요. 이 책을 읽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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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터 - 언더월드
정이안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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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부터 사람의 마음을 확 사로잡네요. 생각지도 못한 소재라서, 혹은 너무 멋진 주인공의 모습에, 혹은 평상시에 좋아하는 분야의 소설이라서가 아니라 단이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희대의 도핑 스캔들로 영구 제명을 당한 스프린터 단이. 고등학교 때까지 운동을 했던 옛 기억이 떠오르면서 단이한테 바로 푹 빠져들었어요. 단이가 앞으로 어떤 모험을 펼쳐나갈지 아무런 정보도 없었지만 단이의 마음이 어떠할지는 알 수 있다는 동병상련의 감정 때문이었을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얘기하고 나니까 마치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스포츠 선수에 대한 소설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어떤 장르로 분류해야 할지 명확하지는 않아요. SF 요소도 있고, 재난 소설이기도 하고, 스릴러라고도 할 수 있고요.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유망주 단이는 도핑 스캔들로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게 되죠. 그래도 친구인 지태, 연아가 함께 하기에 이 모든 아픔을 견디면서 지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지하철을 이용한 달리기 기록 갱신을 마친 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멈춰버린 지하철. 그 후에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 이를 피해 달아나던 세 친구들은 자신들을 입양해서 길러준 엄마 역시 지하철을 탔다 노량진역에 갇혀있다는 것을 알게 되요. 엄마를 구하기 위한 그들의 여정이 시작되고 화니라는 꼬마 노숙자의 도움으로 고속터미널역을 빠져나와 군인들을 만나지만 그들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단이와 친구들을 격리시키려고 해요.

사건이 일어난 공간이 너무나 친숙한 지하철이라 오히려 더 섬뜩한 느낌이 들었어요. 왠지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요. 게다가 남산지하에 대한 비밀 이야기도 무언가 그럴 듯한 느낌이 들면서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고요.

평상시에 자주 보는 장르의 소설은 아니지만 무척 재미있어요. 소설의 흐름도 상당히 좋고요. 곳곳에 만나는 글귀들도 가슴 한견을 꼭꼭 찌르는 명대사들이고요. 다만 이 책이 3부작 중 첫 번째라는 것. 2권과 3권이 해마다 나올 예정이라네요. 성격 급한 사람은 결말이 궁금해서 아마 잠을 이루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네요. 기다림의 미학을 아는 분들에게는 엄청난 기쁨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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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자 - 칼릴 지브란의 철학 우화집
칼릴 지브란 지음, 신혜수 옮김 / 지에이소프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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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다닐 때 친구가 생일 선물로 준 <예언자>를 읽고 칼릴 지브란을 처음 알게 됐어요. 신비로운 분위기에 깊고도 깊은 지혜의 구절들이 제 마음을 온통 사로잡았지요. 그 후에 칼릴 지브란의 책은 삶의 이정표 같은 역할을 했어요. 힘들 때, 고통스러울 때, 즐거울 때, 아플 때 등 항상 칼릴 지브란의 책이 제게 힘을 주었어요.

이번에 <선구자>라는 칼릴 지브란의 책을 새롭게 만났어요. 이 책에는 칼릴 지브란이 쓴 우화와 그의 명언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집이라고 하네요. 25편의 짤막한 우화지만 그 속에 담긴 인간과 현실에 대한 성찰은 그 깊이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에요.

각 우화는 제목, 일러스트, 우화 내용, 지브란의 명언 순으로 이어져요. 우화는 아주 간단해요. 적게는 반 페이지 정도에서 많게는 5-6페이지 정도에 페이지 구성도 상당히 여유롭게 되어 있어 실제 내용은 눈으로 한 번 훑으면 끝날 정도에요.

아주 적은 분량이지만 우화에 담긴 의미를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요. 각 우화에 담긴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깊은 생각의 바다에 풍덩 빠져 버리게 만들 정도로 그 속에 담긴 지혜가 가늠이 되지 않거든요.

우화 뒤에 덧붙인 칼릴 지브란의 명언은 우화에서 던진 화두를 더 깊이 생각하게 해요. 어떻게 보면 우화의 정수를 압축해놓은 요약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가장 마음을 뒤흔들었던 문구 하나 소개할까요?

행복은 마음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그 안에서 자라는 넝쿨이라 마음 밖에서는 결코 뿌리를 내리고 자랄 수 없다.

읽어보세요.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질 거에요. 이런 책 놓칠 수 없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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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 - 500년 전 루터는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남겼는가
박흥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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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에요. 지난주 주일설교도 종교개혁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내용이었어요. 목사님의 설교 내용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종교개혁은 뒤틀린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영광이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선포한 것이라네요.

올바른 신앙의 길을 되찾은 종교개혁을 생각하면 실과 바늘처럼 같이 떠오르는 사람이 마르틴 루터에요. 면죄를 비판한 95개조 논제로 개혁의 불씨를 놓은 루터는 종교개혁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죠. 이런 루터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500주년이라는 특수성 때문일까요, 루터에 관한 수많은 저작물들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 중에서 선택한 책이 박홍식교수의 <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였어요.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미완의 개혁가라는 말 때문이었어요. 저자는 왜 마르틴 루터를 미완의 개혁가라고 했는지가 너무 궁금했어요. 루터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와는 다른 듯한 뉘앙스가 느껴졌거든요.

루터에 대한 저자의 평가가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른 듯하다는 생각은 프롤로그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어요. 저자는 종교개혁이라는 성과가 단순히 루터라는 한 인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루터 이전의 선구자들,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 자유를 갈망한 평민 등 다양한 상황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말해요.

저자는 ‘1부 종교개혁의 발단과 루터의 투쟁, 2부 개혁사상과 시대적 저항, 3부 위기와 돌파 그리고 루터의 유산’이라는 타이틀 하에서 루터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조명해요. 교회 내에서 개혁을 시도했던 루터의 초기 모습에서부터 농민들과의 반목, 유태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루터의 또 다른 모습들도 살펴볼 수 있죠.

루터라는 인물이 종교개혁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맞기도 하지만 또한 틀린 생각이기도 하죠.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것이죠. 사람은 하나님의 선한 계획 속에서 선한 도구로 사용될 뿐이죠. 이는 루터도 마찬가지죠. 그의 행보는 모두 하나님께서 이끄셨죠.

주일 설교에서 들었던 말씀이 다시 생각나네요. Soli deo Gloria, 모든 영광이 하나님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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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선비들 - 광기와 극단의 시대를 살다
함규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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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봤어요.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두 가지 의미로 생각할 것 같네요.

 

1. 예전에, 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2.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을 이르는 말.

 

개인적으로 선비라고 하면 두 번째 의미가 먼저 떠올라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행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왠지 옷깃을 여미게 되는 그런 분들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런 분들을 뵙기가 참 어려워진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주변 어르신들은 대부분 선비라고 해야 할 분들이었는데 말이에요.

 

<최후의 선비들>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마지막 선비들을 다룬 책이에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김옥균, 유길준, 장지연, 신채호, 이육사 같은 분들뿐 아니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이지만요) 이거창, 이병헌, 안익식 등과 같은 분들까지 20명의 선비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어요.

 

나라를 빼앗긴 설움의 시간들을 보내면서 이 분들이 보인 행보는 서로 달라요. 누군가는 이 땅의 독립을 위해 온 삶을 보내지만 누군가는 역사에서 말하는 친일 매국노들처럼 변절자의 삶을 살아간 이들도 있지요. 이들의 삶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각각의 인물들이 그들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간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책 표지에 적힌 글처럼 그 당시는 광기와 극단의 시대였으니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어떨까요? 그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던 선비정신이 우리에게도 있을까요? 우리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하며 살고 있을까요?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어요. 지금 내 모습은, 내 선택은 어떤지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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