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은 불필요할정도로 무분별하고 적나라한 묘사와 비도덕적이고 성찰이 부족한 소재 활용이 넘쳐나는 역사적 주제의 작품들 속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아름답고 간결하고 무거웠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실어증에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쿵 내려앉을 정도로 공감하거나 측은한 마음이 드는 문장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해가 지나갈수록 생각은 많아지고 진실은 멀어지고 세계는 무거워진다. 말수가 점점 적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밧줄 위의 위태로워 보이는 사람이 견뎌낼 수 있는 이유는 목적지에 도착했을때 느끼는 안도감뿐만이 아니라 아슬아슬한 와중 내딛는 걸음마다 무심결에 내쉰 안도의 한숨때문일 것이다. 속시끄러운 요즘 모든 사람들의 길고 깊은 슬픔과 아픔에 이따금씩 소박한 행복과 위로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 끝은 다시 살아감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