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밤의 고양이 - 2023 ARKO 문학나눔 그림이야기 1
주애령 지음, 김유진 그림 / 노란상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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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림책이라고 하기에는 글자가 많고 글 책이라고 하기엔 글밥이 작았다.

책을 처음 만난 느낌은 아름답고 애잔했다.

추운 겨울 가정 사정으로 인해 전학오게 된 아인이는 아빠는 빚으로 인해 함께 살지 못하게 되고 엄마는 물류센터 일과 밤샘 쇼핑몰 사업으로 인해 돌봄을 받지 못하는 3학년 아이다.

그런 아인이가 정말 사랑하는 것은 그림책이다. 집이 좁다는 이유로 그림책을 팔아버린 엄마. 담임선생님은 줄글 책 읽어야 한다면서 도서관을 안내한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은 3학년이면 줄글책 읽어야지 한다.

아인이는 그림책의 그림이 너무 좋아서 그런건데 말이다. 그림책이 꼭 아이들만 봐야 하는 걸까? 우리 사회의 편견을 그대로 비춰주는 것 같다.

그러다가 작은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책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아인이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 곳에서 흰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그 시간이 아인이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외롭고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에게 그림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은 피난처였다.


"알지, 너처럼 이 도서관에 숨어드는 아이들이 있었어.

그 아이들은 언제나 내 아기들을 잘 돌보아 줬어. 너도 그럴거지?"


<하얀밤의 고양이> 중에서

아인이는 흰고양이와 헤어지게 되는데 알고 보니 도서관에서 5일간 보낸거였다. 겨울이 끝나고 새봄이 되었을때 동네에서는 아인이가 사라졌다고 찾고 난리가 났다고 했다. 그래도 아인이는 작은 도서관이라는 보금자리를 찾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겨울에 아인이처럼 가족도 없고 따뜻한 보살핌이 없는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아인이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싶은 작가의 글과 그림 작가의 그림이 담담하고 편안하게 응원해 주고 있는 눈길과 손길을 따라 갈 수 있었다. 내 마음이 허전할때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할 때 한번씩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이젠 혼자 있어도 괜찮아."


 


"알지, 너처럼 이 도서관에 숨어드는 아이들이 있었어.

그 아이들은 언제나 내 아기들을 잘 돌보아 줬어. 너도 그럴거지?"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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