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있어요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니시무라 쓰치카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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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표지에 여자 아이와 엄마의 모습이 나온다.

엄마는 무표정에 상자를 들고 있고, 딸은 바닥에서 옷을 개고 있다.

뒷표지에 TV와 신문을 보면서 식탁에 앉아 있는 아빠와 아들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돼지책>이 생각났다.

주인공 히나코는 무엇을 하든 서툴다. 그에 반해 뭘 하든지 완벽한 엄마 .

표지그림은 이야기의 첫장면이다. 이 장면은 이 이야기의 전체를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왜 이런 시간에 자고 있어?"

"이런 시간에 한가롭게 낮잠 주무시는 걸 보니 할 일은 당연히 다 해 놨겠네."

"너 또 그림 그리고 놀았잖아."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해야 할 일 먼저 하라고 엄마가 말했어, 안했어?"

"그것보다 뭐부터 먼저 해야 하는 건지 우선순위라는 걸 생각하라는 말이야. 그리고 빨래는 다 개 놨지?"

"설마 그것도 안 한 거야?"

"이렇게 늦게까지 밖에 널어놓으면 말린 보람도 없게 또 축축해지잖아."

"반으로 접지 말고 옷가게처럼 제대로 개라니까."

"저녁 먹으면 바로 공부해, 벌써 6월이잖아. 입시까지 이제 반년 조금 남았으니까."

"전에도 말했지만 히나코는 대학 부속 중학교 시험을 볼거잖아. 합격하면 입시 공부는 끝이야. 물론 공부는 계속해야겠지만 좋아하는 일도 실컷 할 수 있어. 너 좋아하는 만화도 얼마든지 그릴 수 있고."

"새로운 학교에 가면 새로운 친구가 훨씬 많이 생길 거야. 게다가 너희 학교에도 중학교 시험 보는 아이들이 많잖니? 리사가 그만 뒀다고 다른 아이들도 전부 동네 중학교로 가는게 아니잖아."

"게다가 소타 좀 봐. 중학교 들어가서 정말 재미있다고 하잖니."

"너한테는 너한테 맞는 학교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제대로 노력하고는 있고?"

1장 말하고 싶은 데 말할 수 없어에 나오는 엄마의 대사다. 책 10페이지 중에서 엄마의 대사를 살펴보면 위와 같다. 다시 차근히 읽어보면 히나코 입장에서는 "어휴~!" "또시작했네." 하는 마음이 든다. 그런데 엄마 입장에서 이입해서 다시 읽어보면 안타까움에 조급해지는 엄마 마음이 느껴진다. 제 3자 입장에서 보면 뚜렷히 보이는데 각자의 입장이 되면 서로의 입장밖에 보이지 않으니 안타깝다.

<돼지책>에선 가족들 뒷바라지 해주던 엄마가 가출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차리지만, 이 책에서는 주인공인 히나코가 입시 모의고사 시험을 치러 가지 않고 하루밤을 돌아가신 할머니 댁에서 보내면서 엄마와의 갈등 상황이 벌어진다. 히나코는 회피를 선택한다. 그러다가 정말 용기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사실 우리는 가까운 사이이일수록 더 잘 알거라 생각하면서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회피하고 있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서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 한다면 좀 더 나은 내일이 있을 테니 말이다.

히나코와 엄마를 연결시켜주는 것은 어린 시절의 엄마인 슈지이다. 슈지가 히나코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를 해줌으로써 히나코가 점점 자신감을 찾게 된다.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땐 어떻게 해야해?

그럴땐 어쩐지 이 길이 더 끌리는 걸, 하는 쪽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음. 그랬다간 잘 안 될 것 같은데.

그게 말이야. 어떤 길을 선택해도 정확하게 똑바로 뻗은 길은 없어.

구부러져 있기도 하고, 울퉁불퉁하기도 해서 넘어질 때도 있어.

그래도 그게 히나코의 길이니까 재미있게 걸어가면 되는 거야.

슈지가 수첩에 적어놓은 글 중에서 "아이들은 아직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부모가 하라는 대로 열심히 노력한다. 부모는 자기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다 " 그렇다. 아이들은 그렇다. 부모도 그렇다. 결국은 서로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할 때만 서로를 알 수 있다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고 했다. 서로 자신의 마음 속의 말을 소중한 가족일 수록 불편함이 있다면 말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말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내려면 언제든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표현하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엄마와 나의 대화로 서로 갈등하고 상처받을 때 책을 신청했고 그때 읽었던 거라... 엄마 입장에서 하는 말도 딸의 입장에서 하는 말도 그 순간 순간 빙의되어 읽었다.

결국은 사람 사는 모습은 모두 똑같다. 서로 불편한 것은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말하는 순간에는 더 많이 불편하지만, 사람은 변하기에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니까말이다. 히나코는 엄마와의 대화에서 용기를 냈고 그 결과 입시준비도 자신이 선택한 길로 적극적으로 하기로 하고 친구들과도 마음을 전하면서 더 당당해 졌다.

용기내서 말한 히나코도, 히나코의 이야기를 듣고 변화하기로 결심한 엄마도 새로운 발걸음을 응원한다.

미움 받을 용기가 생각나는 책이다.


음. 그랬다간 잘 안 될 것 같은데.

그게 말이야. 어떤 길을 선택해도 정확하게 똑바로 뻗은 길은 없어.

구부러져 있기도 하고, 울퉁불퉁하기도 해서 넘어질 때도 있어.

그래도 그게 히나코의 길이니까 재미있게 걸어가면 되는 거야.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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