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홀리 : 무단이탈자의 묘지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2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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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디스톨로지 두 번째 이야기는 무덤(도망친 언와인드들이 모여 지내는 공동체)의 새 리더가 된 코너, 1권에서의 사건으로 하반신 마비를 겪는 리사, 십일조(종교적 이유로 언와인드로 바쳐진 아이드) 출신 도망자 공동체로 흘러든 레비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목 unwholly는 <부분적으로, 불완전하게, 완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정도의 의미.

2권은 언와인드에서 파생 된 제 2, 제 3의 문제들이 부각 되는데... 언와인드 된 신체를 연결해서 만들어진 '캠'이라는 남성이 등장하고, '무덤' 내부에 존재하는 차별 계층인 황새(집 앞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한 부부는 아이를 키워야 한다)들을 규합해서 권력을 쥐려는 스타키, 언와인드 도망자들을 납치-분해해서 판매하는 장기밀매, 언와인드를 목적으로 납치되는 비언와인드 청소년 청담(청소년 전담 경찰)들의 유착 등.

말도 안 되는 법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약속으로 집행 되어 스며들고 특정 집단의 이익이 결합 되면 쉽사리 원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인을 2007년부터 시리즈로 내고 있는데... 출간 당시나 최초 번역(조영학 역) 된 2013년에 읽었다면 사실 이 설정에 코웃음 쳤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대리모가 말도 안 되는 거래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버젓이 벌어지고 있으니 내 착각이란 얼마나 오만한지.

영어덜트 소설이라고 하는데, 잔인하고 냉혹한 지점들이 많은 편이다.

자신의 십일조를 오직 홀로 반대했던 형 마커스와 지내던 레브는 '박수도'의 테러로 형과 헤어진다. 이후 자신보다 더 십일조에 집착하는 미라콜리나를 만난다.

도망친 언와인드들이 도시 음지가 아닌 공동체로 모여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덕에 암묵적으로 용인되던 '무덤'이 결국 청담의 일제 공격으로 깨지는 상황에서 스타키는 코너의 탈출 계획을 방해하며 자신의 세력만 규합한다.

리사는 무덤에서 중상을 입은 부상자를 데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간 병원에서 붙잡힌다. 감옥에 갇혔던 리사는 '캠'을 만든 조직과 타협하며 출옥하는 과정에서 언와인드 척추 이식을 받고 회복한다. 다소 언와인드에 호의적인 행보를 보이다가 생방송 인터뷰 중에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다.

무덤 급습으로 공동체가 와해되는 중에 무덤을 찾은 레브가 난리를 틈타 코너를 데리고 도망친다.

도망 중에 언와인드를 반대하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길을 나서며 2권이 끝나는데, 이 부분이 길고 긴 2권에서의 백미다.

신념을 위해 포기할 수 있고, 내놓을 수 있는 마음을 여전히 잃지 않은 사람들이 언제나 있다는 희망 같은 것.

#언홀리 #언와인드 #닐셔스터먼 #unwholly #nealshusterman #강동혁 #열린책들 #미국소설 #디스토피아 #디스토피아소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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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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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세의 자녀를 '언와인드' 할 수 있는 근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언와인드'는 신체 장기 전부를 이식 가능한 상태로 분해하는 작업으로, 당연히 피시술자는 죽는 것이다.

이 장기들은 기증이 아니라 구매 가능한 사람들에게 부위별로 팔린다. 최근작인 #수확자시리즈 로 먼저 알려진 저자의 2007년 작이다.

흥미롭게 전개되고, <수확자>보다 치밀하고 더욱 더 정치적이다.

양친이 비밀리에 자신의 언와인드를 신청한 걸 알게 된 15세의 코너, 고아라서 주보시(주립보호시설)에서 자라다가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지 못해 주정부에 의해 언와인드가 결정 된 리사, 독실한 양친에 의해 십일조로 언와인드에 바쳐지게 된 레비, 이 셋이 첫 번째(1/4) 책의 주요 인물들이다.

도망친 언와인드들을 구하는 #언더그라운드레일로드 조직과 그들을 18세가 될 때까지 혹은 새 신분이 생길 때까지 지낼 공동체를 만든 전직 군인인 '제독', 그 공동체가 #파리대왕 속 소년들처럼 와해되는 과정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된다.

이 책의 절정은 도망친 언와인드들 중 하나인 롤런드의 언와인드 수술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롤런드는 동류들 사이에서 심리조종을 하는 빌런에 가깝지만, 이 '소년'조차도 폭력적인 언와인드 시스템 아래에서는 얼마나 나약한 피착취자인지 적나라하고 끔찍하게 보여준다.

롤런드의 다소간의 악행은 그가 언와인드를 당하는 순간의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자본주의의 도륙을 감내하게 만들 조금의 방어기제도 제공하지 못한다.

거대한 악 앞에서 개인의 욕심들이 부대끼며 일어나는 갈등 사례 따위는 너무나 인간적이며 사소하다.

소설은 아이를 지배하려는 양육자의 그릇된 통제욕의 원인을 극의 초반부터 장기매매, 자본주의적 이익추구 수행에 있음을 지적한다. '그럴 수도 있지, 디스토피아에서는'이라며 접근했던 이 독자는 소설의 결말부에서 무너진다.

인간이 매매되는 매물로 치환될 때 벌어지는 참상은 이 매매를 일종의 '재생산'이라고 포장하는 포장지를 한순간에 먼지처럼 분쇄해버린다.

또한 인간이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가능한지, 그게 면피가 되는지 묻는다. 임신 중절을 금지하고, 대리모 출산 매매가 횡횡하는 시대에 가장 연약하면서도 가장 반항하는 청소년 시기의 인간이 이 소설의 주인공인 것을 고민하게 된다.

다시 생각한다.

자본주의가 어디까지 조작하려 드는가를 말이다.

#언와인드 #unwind #닐셔스터먼 #nealshusterman #강동혁 #열린책들 #미국소설 #디스토피아 #디스토피아소설 #장기매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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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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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고립된 저택과 저택에 숨겨진 상담 테이프 녹취, 실종 사건과 살인 사건 생존자, 스토커, 싸이코패스가 이 소설의 키워드이자 등장인물들이다.


쉬운 단서들을 여기저기 던지면서 저자는 독자에게 게임을 제안한다. 미스터리 독자라면 헨젤과 그레텔처럼 과자를 주우면서도 마녀의 함정을 의심하며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게임을 제안한다는 데서 정직한 동시에 그 게임이 포커를 연상시킨다는 데서 시간 자체를 즐길 수 있다.

다소 긴장했던 그제와 후련했던 어제(2025.4.4.)를 지나면서 읽기에 굉장히 좋았다.

신혼인 트리샤와 이선 부부는 폭설이 내리는 밤 이선의 눈에 꼭 든 집을 보러 무리하게 길을 떠나는데, 그 집은 3년 전 실종 된 유명 상담의 에이드리엔 헤일 박사의 집이었다.

소설은 현재 트리샤와 과거 헤일의 시점을 교차시키면서 진행된다. 집이 불편한 트리샤와 환자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헤일 박사.

고립된 저택, 통신 불통, 긴장 상태의 트리샤와 이선, 거주자 없는 저택 속 생활인의 흔적, 헤일 박사의 다소 잔인한 속내, 상담 녹취 속 긴장감 등이 #클로즈드서클 과 액자식 구성 같은 익숙한 설정에 담겨있다.

#네버라이 #neverlie #프리다맥파든 #freidamcfadden #이민희 #밝은세상 #미국소설 #미스터리 #미국미스터리 #추리소설 #추리소설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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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120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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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머스데커시리즈 일곱번째 책으로 2022년 출간작.

미스터리나 스릴러 소설에서도 아름다운 순간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책이 그러하다.

이 장르의 애호가로서 확언할 수 있는데 이런 순간은 정말 드물다. 기술의 훌륭함과는 다른, 비극을 헤매는 이 장르만이 짚어낼 수 있지만 교훈이나 클리셰를 넘어서는 그런 것 말이다.

이 소설의 '발로 뛰는 탐정'으로서의 데커와 데커의 새로운 파트너 '프레데리카 화이트'의 수사와 궤도도 담백하게 뛰어나다.

이 시리즈 최고작.
그 순간과는 별개로 수사물로서도 만족스럽다. 전작들에서 다소 지나친 해피엔딩으로 도약하는 바람에 느꼈던 위화감도 없이 비교적 깔끔하게 끝난다.

고통으로 연결되는 인물들을 통해 은유하고자 하는 사회적 메세지도 분명하다.

p.s. 찾아보니 goodreads 평점도 시리즈 최고다.

#기억을되살리는남자 #데이비드발다치 #longshadows #davidbaldacci #김지선 #북로드 #미국소설 #범죄소설 #미스터리 #책 #독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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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자비들
데니스 루헤인 지음, 서효령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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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5 - 흑인 아이 네 명이 백인 아이 한 명을 열차가 지나는 곳으로 몰았다면 사형을 받을 것이다. 탄원서를 제출한다 해도 잘 받아 봤자 최소 20년형이다. 하지만 어기 윌리엄슨을 열차로 몬 아이들은 5년형 이상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끽해야 그렇다.

최근 몇년 동안 한 권의 소설을 일주일 동안 잡고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없다. 단언하거니와 없다. #내란계엄

소설의 '자비'는 우리 안에 있는 동정으로나마 남아있는 최소한의 양심, 혹은 그 작은 자비마저 용납될 수 없는 혐오와 차별을 연료삼아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생각했다.

소설은 딸을 잃은 백인 싱글맘이자 딸의 복수를 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메리 패트의 내면을 그려가며 진행 된다.

이 소설은 1974년 여름의 보스턴, 흑인 지역 학교와 백인 지역 학교의 학생을 일제 교환하라는 법원의 결정으로 한창 시위가 벌어지는 '사우디'를 배경으로 한다.

파산을 직면한 싱글맘 메리는 딸이 귀가하지 않아 심난한 하루를 보내던 중 회사의 유일한 흑인 동료인 드리미가 출근하지 않은 것을 알게된다.

메리 패트의 내면에서 솟아나는 딸의 실종, 죽음에서 비롯된 분노의 한편에는 딸의 일행이 몰이를 하다 죽인 흑인 청년 어기에 대한 죄책감과 차별을 자연스레 일상화한 세상을 향한 의심이 사라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잘 쓴 소설은 자신의 알레고리가 단지 작가의 착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멀리 멀리 씨앗을 퍼트린다.

p176 - 국(동남아인에 대한 멸칭)이라고 불러라. 깜둥이라고 불러라, 카이크(유대인), 믹(아일랜드인), 스픽(스페인계), 웝(이탈리아인), 개구리(프랑스인)라고 불러라. 떠올릴 때 인간의 존엄성을 한꺼풀 벗겨 내는 명칭이라면 뭐든 상관없다. 그게 목표다. 그런 일을 시킬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은 아이들더러 바다를 건너가 다른 아이들을 죽이라고 시킬 수도 있다.

종북, 반국가, 빨갱이... 일주일 전 그들은 한 명, 한 명의 이름모를 시민들에게 사형수에게 씌우던 두건을 씌우려 했다.

저 문장을 옮기는 지금도 눈가가 물속으로 잠기는 듯하다.

고통스런 과거의 터널을 뚫고 또다른 차원의 인간으로 우리를 몰아간 작가의 시상식을 축하하기만 해도 부족한 한 주를 이렇게 보내는 것이 아쉽지만... 이젠 뼈에 새길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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