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의 순례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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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수사시리즈 열번째 책.

소설 속 4년 전 이야기이자 1권인 #유골에대한기이한취향 에서 등장했던 '성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모셔온 걸 축하하기 위한 축제가 슈루즈베리의 수도원에서 열린다.

수도원은 내전 상태의 혼란 중이지만 잠잠해지고 있는(스티븐 왕이 모드 황후의 포로가 됐다) 동시에 수도원 바깥에서 보고 되고 있는 '성인의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


캐드펠은 여전히 늙어가는 중이고
젊은 장관 대리였던 휴 베링어는 이젠 행정 장관이 되었다.

10권의 주요 이야기는 자신의 형인 스티븐 왕 편에 섰던 주교가 모드 황후에게 기울어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개최한 회의가 끝나고 벌어진 살인 사건의 범인이 신분을 숨기고 웨일스 쪽의 슈루즈베리 수도원을 향했다는 것.

그러나 이번 이야기에서 강조되는 건 종교적 열기와 신비에 가깝다.

종교적 신비라는 것이 미스터리한다는 점엔 이의를 달 필요는 없지만 실증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다리 저는 소년의 치유 장면은 어딘가 다가가기 힘든 데가 있다.

주인공이 개심한 십자군 출신의 수사라는 점을 여기서 다시 확인하게 된다.



성 위니프리드의 기적이 중반부까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보니 도망친 살인범을 추적하고 발견하는 데선 다소 긴장감을 놓게 된다.

그리하여 종교적 열기, 종교적 교리가 두 사건(다리 치유, 살인 사건)의 소설적 갈등을 해결하는 메타포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해석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그러다보니 10권은 종교 소설에 가까운 데까지 이른다.
종교적 배경을 활용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미스터리를 차용한 종교 소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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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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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2 - "포로가 죽어버리지 않았습니까.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교환하는 건 우리 전하께서 용납하시지 않을 겁니다. (중략)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결국 우린 당신 쪽에 죽은 사람을 데려다준 셈입니다."

나름의 해피엔딩이 가져다주는 위안이 반복되면 장르소설이 갖는 의외의 결말으로서의 기본기가 희미해진다. 물론 저자가 진영에 상관없이 전쟁의 피해자가 되는 젊은 세대, 여성, 약자들을 주목하고 끌어안는 실천적 행위와 의도는 중요하다.

이번 아홉번째 이야기에서도 다소 천방지축인 스물 안팎의 청춘들이 일으키는 순진하고 충동적인 행동 이면에 있는 무구함과 순수함은 전쟁보다 앞서는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가치라는 주장이다.

작가는 계속해서 투명하게 자신의 의도를 보이지만 나같은 독자는 다소 비틀린 의외의 결말이 기습적으로 치고들어오길 바라는 일말의 희망(욕망?)이 있다.

슈루즈베리의 행정 장관인 길버트 프레스코트가 전쟁에 참가했다가 포로로 잡힌다. 자신은 무사히 돌어온 장관대리 휴 베링어는 근처 수녀원을 공격했다가 숲거주민과 수녀들에게 사로잡힌 웨일스 귀족인 엘리스를 포로로 잡는다.

이 둘의 포로교환이 이뤄지고, 프레스코트가 부상당한 몸 때문에 귀환 후 수도원에 몸을 눕히는데... 그가 살해당한다.

용의자는 엘리스, 엘리스는 포로로 잡혀있는 동안 프레스코트의 딸인 멜리센트와 정분을 나눴다는 게 이 소설의 비극적 장치다.

멜리센트는 엘리스의 결백을 믿지만, 엘리스와 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길 바랬다는 자신을 책망하게 되고 수녀원으로 들어가길 희망한다.

내전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건들의 면면이 다양하다.

p.s. 엘리스와 그의 사촌인 엘리드의 우정이 다소 bl처럼 묘사돼서 조큼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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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린 아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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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8 - "제 뒤에 있는 문을 닫아버리는 아이들의 의도는 둘 중 하나야. 그 너머의 세계에서 도망치려 하거나, 아니면 이 안쪽 세계로 도피하려 하거나."

여덟번째 책은 '인권' 개념이 존재하기 이전, 어떤 인간다움의 첨병 혹은 마지노선 역할을 했던 종교적 자비와 용납이 어떻게 작용해야 하는지를 이야기를 통해 드러낸다.

이는 당대 기독교적 공동체 정신을 보여준다기보다는 당대 이상적으로 생각했을 법한 종교적 목적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작가의 의도라는 것이기는 하지만 소설적 방향, 이 미스터리 시리즈의 흔들리지 않는 성격을 규정해주기도 핫다.

애스플리 가의 둘째아들 메리엣(19세)이 자신의 강력한 주장으로 슈루즈베리 수도원에 견습으로 들어온다. 뚱한 그의 아버지와 함께.

메리엣은 주변에서 모두 놀랄 정도로 과도한 열심으로 교육을 받는데, 밤마다 괴성을 지르는 등 '귀신 들린 듯한' 기행을 일으켜서 수도원장 이하 담당인 폴 수사의 걱정을 산다.

p151 - "결국 우리의 목적은 그를 한 식구로 맞아들이고자 하는 것이니(후략)"

캐드펠은 라둘푸스 수도원장과 의견을 나눈 후 갈메리엣을 나병환자를 보살피는 마크 수사의 병원(?)으로 그를 보낸다. 왜소하지만 밝게 소명을 담당하는 마크 수사의 곁에서 메리엣의 열심은 헌신의 빛을 띄게 된다.

그러다가 주교의 비밀 명령을 전달하는 수사가 실종되고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마침 그가 애스플리 가에서 머물고 떠난 이틀 후 메리엣이 수도원에 도착한 것.

그의 죄책감이 보이는 행동과 실종 사이에서 의심이 싹트지만 상호 모순되는 면모를 포착한 캐드펠과 장관 대리 휴 베링어는 주변인물들, 애스플리 가와 나이절 애스플리의 약혼자인 로즈위타의 린드 가문을 수소문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읽다보면 젊은 10 ~ 20대 남자들의 매력을 묘사하는 방식, 캐드펠의 목소리를 통해 바라보는 그들의 면모가 다분히 '어떤 열기'를 느끼게 해준다.

이는 여성 등장인물들을 묘사하는 방식과는 다른데, 동성애적 시선이 아니라 작가인 엘리스 피터스의 눈으로 젊은 남성의 매력을 설명하다 보니 발생하는 다소 재미난 지점이다. 몹시 '흥미롭게 보여준다'.

금발 머리의 애교, 구릿빛 근육, 넓은, 매끄러운 ~ 등등.
마치 제철 과일의 싱싱함을 보여주려는 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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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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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초청 받은 떠돌이 곡예사가 늦은 밤 마지막 예배 중인 슈루즈베리 수도원으로 도망쳐온다.





살인과 도둑 혐의를 받고 매맞으며 도피처를 구한 것. 수도원장은 성역(sanctuary)을 선언하며 곡예사 릴리윈에게 40일 간의 숙식을 제공한다. ㅡ 이것이 포인트 하나.

그를 치료하던 캐드펠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특유의 감식안으로 그의 진실성을 엿본다.

결혼식날 저녁 신랑의 부친인 금세공사 월터가 공격을 당하고 그의 금고가 털렸는데, 하객에 떠밀리다가 도자기를 부순 릴리윈이 범인으로 지목 당한 것이다.

캐드펠은 부상 당한 월터와 놀라서 쓰러진 그의 모친 줄리아나 부인을 도우러 그들 3대가 머무르는 곳으로 발길을 하며 가족의 면모를 묘사한다.

수전노인 월터, 권위를 쥐고 있는 줄리아나 부인, 곳간과 집안일을 쥔 월터의 첫째딸 수재나, 성실하지만 바람을 피우는 대니얼, 결혼 첫날 사건을 맞이했지만 대가족의 살림을 찾아오려는 되바라진 마저리, 월터에게 세들어 사는 다른 세공인들.

ㅡ 월터의 가족(집)과 세입자는 공간적, 시대적 밀실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포인트다.

인권이 발명되기 이전, 야만의 시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12세기 계급사회에도 존재했던 '공적 자비'와 한 집안을 통해 묘사되는 풍속을 보여주며 어떤 #밀실미스터리 를 제공하는 것이 일곱번째 #캐드펠시리즈 의 핵심이었는데, 의지가지 할 없는 사람들이 찾는 도피처(도피성)로서의 종교적 역할에 관해 생각하기에 좋았다.

동시에 도피처 혹은 정서적 공간의로서의 가족의 역할에 관해서도. 차별을 통해 구성되는 전통적 가족 체계와 무관심 같은 의도된 무기력이 고조시키는 갈등이 어떻게 깨지는 지는 상공인 집안이 갖추는 정직성과 부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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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왕국 유산 시리즈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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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1

"우리는 최후통첩 따위는 하지 않는다. 명령을 내리면 상대가 복종할 뿐."

빛의 신 '이템파스'를 대리하는 '이라메리' 일족이 다스리는 세계관에서 시작하는 저자의 장편데뷔작으로 2010년 작이다.

#부서진대지 3부작(2015~)이 굉장히 은유적이고 미스터리한 데서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이 시리즈는 비교적 친절한 설명조로 시작하고 진행된다.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는 판타지 정치 소설.

자극적이고 여성주의 서사이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주인공의 배경은 '부서진 대지'와 이어진다.



계급이 낮은 국가 '다르'의 후계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후계자에서 내쫓긴 키네스의 딸인 예이네가 주인공이다. 키네스가 마흔에 독살로 세상을 떠난 후 얼마 안 된 시점에 아라메리의 수장인 데카르타는 손녀인 예이네를 세번째 후계자로 지명하며 소환한다.

아라메리의 주성인 '하늘궁'에서 지내며 사촌이자 후계자 후보 시미나, 릴래드와 경쟁하는 보름 정도의 시간이 소설 속 이야기다.

이템파스와의 경쟁에서 져 아라메리의 노예가 된 밤의 신 나하도스와 그의 2세들이 예이네에게 접근하고, 예이네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느낀다.

신을 부릴 수 있는 아라메리 수장의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과 암투, 모친의 죽음 뒤에 도사린 음모를 추적하든 예이네, 그리고 이템파스에 패하고 수백년 동안 족쇄에 잡힌 나하도스 일족이 예이네를 통해 벌이려는 해방을 향한 수싸움이 흥미진진하다.

#다섯번째계절 로 시작하는 '부서진 대지' 시리즈에서 비친 시적인 문장들의 전형은 이미 여기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를 향한 절망적인 시선은 이 시리즈가 덜 한 인상을 받았으나 나머지 두 이야기가 어떻게 풀어낼지 모르니 보류.

각 사건의 비밀을 해소하는 결말의 절반은 다소 성급해 보이지만 세계관 자체를 탄탄하게 구성하기 때문에 결말로 인해 전체가 소진되지 않는 것이 강점이자 매력이다.

동시에 결말을 통해서 스스로 만든 이 세계를 와장창 부셔버리는 저자의 결단력은 굉장하다.

p.s. 아라메리의 순혈주의는 신라 #골품제 를 떠올리게 하는데, 골품제가 더욱 결벽적, 집착적이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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