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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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괴담 미스터리를 발표하고 있는 저자가 심혈을 기울였던 민속탐정 도조 겐야 시리즈의 첫 단편집이다.

p22 - '괴이 민속학 연구실'

이야기는 대학교 도서관 지하에 있는 도조의 연구실에 대학의 학생 '도쇼 아이'가 괴담을 수집하는 그를 소개 받아 방문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런데 그곳에 있는 사람은 도조 겐안가 아닌 도조의 연구실을 빌려 소설을 쓰고 있는 대학원생 마히토.

겐야 대신 괴담을 들은 그는 이야기 속 괴이와 공포에 의해 기이로 보이는 상황을 현실로 추리해서 도쇼 아이에게 풀이해 준다. 시간 상 죽은 이가 해변을 걷는 이야기인 표제작이 그 첫번째.

이 이야기들의 곳곳에 #존딕슨카 의 고전들이 속속 등장해서 흥미를 돋운다.

그동안의 도조 겐야 시리즈는 #잘린머리처럼불길한것 ... 같은 제목으로 시작해 결말 또한 사포로 긁어 놓은 듯하게 끝나서 특유의 '이렇게 끝나면 안 될 듯한' 인상을 줬는데, 이 소설은 비교적 안전(?)하게 끝난다.

아이와 마히토의 티키타카는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를 환기 시켜주는 동시에 결말의 반전을 다소 준비하게 해주기도.

이는 #도조겐야시리즈 가 다시 시작한다는 희망(?)을 주는 동시에 찌릿찌릿하게 고통스런 사건들이 다시 시작 된다는 양면적인 예감을 준다.

개인적으론 두번째 수록작인 #다가오는머리없는여자 의 이야기 배경이 좋았다. 역시 탐미주의를 추구하는 미스터리 작가는 미남을 좋아한다.

이 연작집의 결말은 꽤 안녕하지만 수록된 다섯 편은 고립된 1950년대 마을, 신체 절단, 훼손, 지역 유지, 악귀 등등 사건 속에는 미쓰다 신조의 지문이 강하게 찍혀있다.



잔인하고 잔혹한 면면에는 필시 사람이 관계되어 있으니, 사건의 풀이와 관련된 피의자(?)이 하나같이 끔찍한 결말에 이르렀다고 담담하게 써낸 대목들은 여전히 서늘하다.

그런데 총 결말은 또 안녕하다.

p.s. 주인공이 안녕하거든요... 작가는 그동안 계속 주인공도 벼락같은 저주에 잘도 집어넣었기 때문에...

#걷는망자 #미쓰다신조 #리드비 #디앤씨미디어 #일본소설 #추리소설 #일본추리소설 #미스터리 #공포소설 #민속학 #일본민속학 #책 #독서 #화제의책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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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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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주인공에게 따뜻해진 미쓰다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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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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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판타지 중에서도 #포털판타지 로 배경은 19세기 말 ~ 20세기 초다. 1901년 같은 식으로 명확한 연도를 명기한다.

포털이란 #나니아 의 옷장처럼 이세계로 통하는 관문을 말하는 것으로, 이 소설에서 포털은 '문 Door'이다. 주인공인 흑인 소녀 '재뉴어리'는 육친의 영향으로 글을 써서 '문'을 열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수많은 평행 세계를 다닐 수 있는 양친 없는 19세기 말엽의 흑인 소녀'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장르는 교차성 성장소설이다.

지향점이 명확한 청소년 소설이 내게 주는 감동은 사실 크지 않다. 지금의 내가 공감하기엔 좀 먼 이야기이기도 하고, 판타지보다는 성장과 자아발견이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다소의 판타지 설정은 단편적인 장면에선 어울리지만 연장 시켜서 생각하면 의아한 데가 꽤 있기도 했다.

책을 받기 전 #goodreads 에서 본 평점은 4점이 넘었다. 나와는 취향이 갈린 듯하다.

최근 보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을 보며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마음에 차진 않았다. #내이름은데몬코퍼헤드 같은 소설을 읽은 것도 이 소설이 삼은 사회의 잔인성의 수준이 비교적 친절하게 보이게 만든 듯하고.

갑부인 로크의 밑에서 유물 수집을 하느라 연중 부재중인 아버지 대신 로크 씨가 재뉴어리의 후견인 역할을 하지만 시대 배경과 재뉴어리의 피부색은 로크 씨가 활동하는 '뉴잉글랜드 고고학 협회' 회원들에겐 마뜩치 않은 상황이다.

다정한 듯 보이는 로크도 종종 재뉴어리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차가운 경계를 보인다. 그리고 사실 로크의 친절은 속셈이 있었으며, 재뉴어리의 잠재력을 억누르고 마네킹처럼 살길 바라는 1세계 상류층 백인의 가스라이팅이 #선량한차별주의자 의 가면으로 드러난다.

이후 울타리를 넘어서 정체성의 뿌리와 가족을 되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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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키초의 복수
나가이 사야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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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5

분명 내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소. 2년 전 정월 말일. 기쿠노스케 님은 키가 여섯 척은 되는 거한 도박꾼 사쿠베에를 멋지게 베었지. 틀림없는 사실이오.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과거의 사건을 과거의 인물이 다시 조사하면서 하나의 복수, 한줄의 복수를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며 기여했는지, 그리고 복수라는 사건의 이면에 존재하는 미스터리를 통해서 진정한 과거의 극복이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문학으로 복수보다 생활이 미학적으로 대접 받을 수 있는 가치가 있음을 조용하면서도 강력하게 주장한다. 사견으로는 이것이 수상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섯명의 시선과 이야기로 사건을 복기한다길래 #아쿠타카와류노스케#라쇼몽 과 어떤 접점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형식은 비슷하나 의도로서는 #애거서크리스티 의 어떤 작품과 맞닿아 있었다.


에도 시대의 생활상과 당시 관념에 고전 미스터리가 얽혀 있는 셈이다. #미야베미유키에도시리즈#흑뢰성 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 또한 인상적으로 읽을 수 있을 듯하다.

1810년대의 에도 고비키초의 모리타 극장 뒤편에서 복수라는 칼부림이 일어난다. 10대의 청년 기쿠노스케가 아버지의 원수이자 가솔이었던 사쿠베에를 죽이고 목을 밴다.

p230

"아버지는······ 저를 베려고 하셨습니다."

복수를 완수한 기쿠노스케는 사쿠베에의 목을 들고 그간 몸을 의탁하며 지낸 모리타 극장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로부터 2년 후 이 일을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기쿠노스케의 지인이 모리타 극장을 찾아온다.


그리고 문전 게이샤(호객, 바람잡이), 극장 무술 담당, 극장 침장, 기쿠노스케가 기숙한 극장 목공인의 아내, 극장 작가와 차례로 대화를 나눈다. 이 소설은 그 대화를 통해서 기쿠노스케의 됨됨이와 두 사건(아버지의 죽음, 사쿠베에의 죽음), 그리고 극장 5인방의 삶도 드러난다.

극장 지역을 악처惡處라고 밝히는 5인이지만, 무사의 아들로 태어나 악처에 스며든 기쿠노스케가 복수라는 엄정한 비장미의 막다른 길에서 하나의 구원을 겪는 과정이 남다르다.

그리고 담담하고 깔끔한 종결(미스터리에서 정말 중요한 미덕임)에서 차기작을 기다리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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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해방 - 치매, 암, 당뇨, 심장병과 노화를 피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피터 아티아.빌 기퍼드 지음, 이한음 옮김 / 부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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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도서ㅣ

p83 - 의학 3.0은 더 긴 안목으로 상황을 바라본다. 40세인 사람은 단지 10년간의 위험이 아니라 30년 또는 40년에 걸친 심혈관 질환 위험 프로파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유벙장수 해봤자 장수의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은 고통 받지 않는 노후에 관한 이야기다.

#휴로리 를 물고, 뜯고, 씹으며 보기 좋은 미드 #닥터하우스 를 정주행 하던 요즈음 서평 제안을 받아 읽은 이 책의 역자는 과학 전문 번역가인 이한음 님이며, 택배엔 치매 예방용으로 좋다는 '치실'이 동봉 되어 있었다.

그렇지, 치간 칫솔과 치실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라면 역시 치실이다.

p387 - 100미터 떨어진 과녁을 맞히는 훈련을 하는 양궁 선수가 50미터 과녁을 더 정확히 맞히는 것처럼, 100세(또는 90세나 80세)를 겨냥한 궤적을 설정하는 것이야말로 멋진 50세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의사인 저자는 진단의학의 1인자인 하우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의학을 전개시킨다. 하우스가 질병이 일어난 원인과 증상을 토대로 진단을 해 치료를 한다면, 저자는 원인을 억제해서 증상에 닿지 않게 하고자 한다. 예방 의학의 한 갈래이지 않을까. 저자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질병은 치매, 암, 당뇨, 심장병이다.

일일이 세세학게 다루는 이 책의 내용은 분량만큼 방대하지만, 요약하자면 대체로 1 과당 가당 정제탄수를 최대한 피해서 먹고, 2 잠은 7시간 이상 유지하며, 3 유산소 근력 운동 둘 중 하나라도 하고, 4 정서적인 안정을 유지해라, 이다.

말은 참 쉽기도 하다. 물론 그래서 이 책이 두껍다. 설득은 시간과의 싸움이요, 사례들은 하나하나가 생활을 비추는 거울이다.

나는 어지럼증으로 유산소 운동은 곤란한데, 그 시간을 근력 운동에 몰입해도 괜찮다는 사인을 받아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과당가당 음료는 거의 마시지 않는다. 최근의 몸살만 좀 풀리면 수면제를 줄일 생각이다. 그리고 체중을 좀 줄인 후부터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저혈압이 와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p579 - 밴코터 연구진은 후속 연구에서 수면이 부족한 이들이 푹 잔 이들에 비해 다음날 약 300칼로리의 열량을 더 섭취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책의 미덕을 느끼는 지점이 여기다. 두껍기도 하고 속도가 좀체 나지 않지만, 다 읽고 나면 내 개선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진다. 내 경우엔 근력 운동의 지속과 운동 자세 교정, 수면제 줄이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오래 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는 동안 내가 조절 가능한 고통은 최대한 줄이고 피하고 싶어서다. (구)트위터 #저속노화 #정희원 선생께서도 어느 날 갑작스럽고 편안한 #급속사망 을 원한다면 그래야 한다고 하셨으니.

상통하는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65세가 넘어서 근력저하에 따른 균형잡기 실패로 낙상해서 엉덩이 골절을 입고 15일 이상 입원한 이들 중의 1/3이 사망한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은 도미노처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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