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 남다른 세계관이 잘 되길 바라는 반면에 해저 세계가 기존의 sf장르에서 탈락된 이유와 sf적 비약에서 보이는 특유의 구조적 취약성, 주인공과 '굉장히 소수의 아는 인물' 외에는 개선의 가능성을 완전하게 배제하는 배타성이 전작은 물론 이 연작 다섯 편 모두에서 보인다는 점은 역시나 의아하다.
소수자, 약자, 소아, 여성이 중첩되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최측근을 구조적인 약자로 설정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외의 모든 인물들이 착취자로 완전하게 규정되어 반복되는 서사는 다소 납작하다.
이들의 '생득적인 형태에 따라 주어진 입장'이 역할을 영속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저자의 세계관에서 말이다.
상호 간에 변화가 없다면 이야기도 발전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이러지만은 않는다.
소수자와 비소수자 연대가 없는 소수자 운동은 없다. 지금도 계속되는 #전장연 의 운동에서도 어렵지 않게 연대를 발견할 수 있다.
왜 이렇게 이 소설에서 이 점을 집요하게 얘기하냐면, 저자가 바로 소수자 이야기를 쓰기 때문이다. 소수자와 비소수자 사이에 선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선은 벽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