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정도서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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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문의 불화, 때 이른 죽음, 어긋난 사랑, 무모한 열정, 병약한 가슴, 권력과 금력, 더욱더 부도덕한 유혹, 그리고 예술에 얽힌 수수께끼를 뿌리까지 파헤치는 김에 이 모든 일의 발단이 누구였는지 기억해두고 넘어가자.
'다 가마' 가문의 4대손인 '모라이시 조고이비'가 4대에 이르는 가족사를 독백으로 풀어내는 소설로 19세기 인도 현대사를 압축적이면서도 우화적으로 은유하는데, 미스터 조고이비가 왜 다 가마 가문의 4대손이냐면, 다 가마는 어머니의 성씨이기 때문.
p538
돈도 종교도 제 욕망을 억압하던 모든 굴레를 벗어던지는 시대, 지치고 허탈한 패배자가 아니라 원기왕성하고 야심만만하고 탐욕스럽게 삶을 갈망하는 자의 시대.
그리고 소설의 가장 중요한 축은 영국 식민지 하에서 가족의 기독교 정체성을 버리고 인도 신화를 바탕으로 현대 미술계와 사교계에 화려한 영향력을 펼치는 아우로라 조고이비, 다 가마 가문의 3대이자 모라이시(무어)의 어머니인 아우로라이기 때문.
#이사벨아옌데 의 3부작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식민지 해방과 잔재, 가문의 성공과 여성(모계) 중심의 가족사를 유연하게 다루면서도 (한국인 입장에선) 같은 3세계로 여겨지는 문화가 현대에 겪은 복잡한 주체성 싸움을 개인사로 비춰주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