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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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도서

p163

"이게 게임의 규칙이에요, 케이시. 주어진 건 손에 쥐어야 해요."

#파친코#이민진 작가의 장편 데뷔작.

장편의 감각, 간결한 문장과 다양한 인물들의 모자이크를 능란하게 다루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25세의 '케이시 한'이 1.5세대 한인 이민자로서 겪는 파격적인 스펙트럼은 눈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

이민을 떠날 때의 한국인 그대로의 가부장적인 체제를 고수하는 애비 '조셉 한'과 순종적인 '리아' 부부, 그들의 첫째 케이시는 가정 내에서 어느 정도는 순응하지만 자유분방하고 독립적인 정체정과 자유를 누리며 살고, 살기 원한다. 그에 반해 동생은 유순하고 둥글한 착한 딸.




시작부터 애비의 통제욕과 폭력에서 독립하는 케이시의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어떻게 저렇게 명백하고 가감없는 한인 느개비의 면모를 소설에 담았는지...) 내가 아는 한국식 가장의 유난이다.

고생은 했을지언정, 당신의 고생보다 많은 것을 자식에게서 기대하고 욕심내며 떼쓰는 것.

그리고 한ㆍ인ㆍ교ㆍ회

(아... ㅋㅋㅋ 눈물나게 끔찍한 시퀀스)

1권은 케이시가 본격적으로 독립하면서 바람 피운 남친과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다가 새로운 연인을 만나는 과정, 성공한 한인 가정(의사父)의 친구 엘라가 한인 남성과 결혼하며 겪는 부침, 투자회사의 보조로 일하며 mba에 합격한 케이시 자신을 친딸처럼 여기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멘토를 자처하는 사빈을 통해 보는 미국식 비즈니스에서 한인이 생존하는 법, 한인 1.5~2세대가 자리잡은 직업군(투자회사, 변호사, 의사 등)에서 기대받는 아시안으로서의 역할 편견 등이 간결한 문장으로 거침없이 질주한다.




4년 전 <파친코>를 처음 읽고 이 책을 찾아봤을 때(절판) 본 리뷰는 대체로 '야하다'에서 시작해서 '이민자를 대하는 단조로운 이분법'까지...

기대이상의 소설이다.

소설로서 선정적인지는 모르겠고, ¹한인 2세로서 갖추길 기대되는 조신함과 ²미국 시민-직업인으로서 갖춰야 하는 독립성과 유머감각, 경쟁심의 이질감 사이에서 욕망을 실현해나가는 케이시와 서서히 깨닫는 엘라, 2권에서 뭔가 있을 것 같은 티나(케이시의 동생, 의사)의 캐릭터가 이분법의 공간만을 오가며 존재하지는 않는다.

저자 스스로가 기업 변호사로 일했던 만큼, 어느 정도의 리얼리티를 담보하고 있다.

p.s. '젖가슴' 번역 좀 그만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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