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지역 유력지의 살인사건 전문기자인 잭이 경찰인 형의 자살 소식을 전하러 온 동료 경찰의 방문을 받으며 시작한다.ㆍ장르소설은 보통 자극(비극)적인 사건으로 독자의 주의를 환기하며 시작하고, 이 비극을 얼마나 끈끈하고 '안전'하게 끌고가느냐가 몰입도의 핵심인데, 물론 능숙하다. 반전의 포인트도 절묘한 데가 있다.ㆍp602"PTL 네트워크라는 이름이죠."레이철의 얼굴에 놀란 표정이 떠올랐다."주님을 찬양하라(Praise the Lord)?""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우리는 그게 프리틴 러브(Pre-Teen Love, 열 살 이하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의 약자라고 보고 있어요."ㆍ형의 자살의 의심스런 점을 발견한 잭은 재수사를 이끌어내는데, 탐사 과정에서 비슷한 경찰 자살사건들이 미국 전역에서 여러 차례 발생 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ㆍ결국 FBI가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물과 기름 같은 기자와 수사관이 한 배에 올라타 '에드거 앨런 포'의 시구를 흔적으로 남기는 '시인'을 뒤쫓게 된다.ㆍ'92년도에 데뷔한 작가가 '96년도에 낸 책이니, 작가작인 욕심은 물론이거니와 20년도 더 지난 지금 개정판으로 읽어도 악력이 충분하다. 동시에 온라인의 소아성애자들이 이제나 저제나 변태적 도착증을 '취향'이나 '개성'으로 여기며 활보하고 다니며 서로를 격려한다는 데서 끔찍한 평행세계를 마주보는 것 같다.ㆍ몇 가지를 환기하게 된다.ㆍ소설 속 소아성애자와 공권력의 직무유기자들처럼 각각 따로 떨어져 있는 듯 보이는 썩은 점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서 약자와 개인들을 사냥하며 희희낙락 거리는지.ㆍ작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후속작으로 이어갈 수 있었는지. 그리고 아직 읽지도 않은 후속작의 존재만으로 그 인간들이 얼마나 징그러운지.ㆍ발로 뛰는 탐정소설의 성실함이 성실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 집요하고 추잡스러운 변태들.ㆍ#시인 #마이클코넬리 #thepoet #michaelconnelly #김승욱 #rhk #알에이치코리아 #랜덤하우스코리아 #미국소설 #해리보슈 #탐정소설 #책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