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p223 - 그리하여 이 실에서 저 실로 미끄러져 이동한다. 그녀 주위에서 도시들이 피어나고 썩어 간다. 별들이 숨을 거둔다. 대륙이 이동한다. 모든 것이 시작되고 모든 것이 종말을 거둔다.

시간의 가닥을 타고 시공간을 넘어 작전을 수행하는 '레드'와 '블루'는 각자의 진영을 대표하는 전사인 동시에 호각을 다투는 라이벌인 서로만이 알아볼 수 있는 편지를 작전 지역에 남기는데...

나무의 깊은 데서 시작하는 나이테, 찻잔 속 찾잎, 천의 매듭, 청구서의 잉크 자국, 용암의 빛이 언어가 되고 편지가 되는 극적인 은유로서의 이 장치만으로도 소설은 아름답고 충만하다.

우람한 나무의 나이테가 자라는 시간 동안 그 겹겹에 쓰여진 편지는 상상만으로도 깊은 영감에 사로잡힌다. 인간 시대가 뚫고 온 수많은 사건들과 수천 개의 시간선은 잃기도 하고 갖기도 한 무수히 많은 시대의 경우의 수를 가리키며, 그 시간선에 레드와 블루가 서로에게 남긴 서신의 형태는 인간이 공명해온 자연의 아우름을 길어올린다.

p - 나는 하늘을 길게 가르며 불로 글씨를 쓸 거야. 너의 상승에 어울리는 곤두박질이 되도록.

SF의 '시간 전사'들이 타임 패러독스를 관통하고 진영을 초월해서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는 낭만적이지만, 다소 순식간에 진도(?)가 나간다. 그리하여 이 소설이 약간이나마 짧아진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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