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송태욱 옮김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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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정도서ㅣ

p107 - 스케치북과 연필과 지우개를 천천히 손가방에 넣는 이치이의 손놀림을, 아유미 자신도 정리하는 손을 움직이며 보고 있었다. 이치이의 귓바퀴가 희미하게 불그스름해졌다.

심호흡 하듯이 숨을 여러번 깊게 내쉬면서 읽어야 했다.

데뷔작에서부터 이미 차원이 다른 역량과 깊이를 보여준 작가의 '17년도 작품.

한 집안 3대의 사람들이 나고 죽는 것, 죽음이라는 소실점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아득한 여정에서 하나하나 떨구는 삶의 기억들과 갖은 번거로움 들이 한데 뭉쳐있다.

훗카이도 에다루의 한 집안, 요네와 요네가 낳은 가즈에, 신지로, 에미코, 도모요 4남매와 신지로와 도요코 부부가 낳은 소에지마 아유미와 소에지마 하지메. 아유미의 친구인 목사의 아들 에토 이치이. 그리고 훗카이도 견 넷.

p474 - 대학생이던 아유미가 "난 아버지와 어머니를 돌볼 수 없으니까, 하지메, 잘 부탁해."라고 말했던 것을 하지메는 사십 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어도 아직 잊지 않고 있었다.

혼자서 태어나 자랄 수 없듯 서서히 죽어가는 길도 혼자일 수 없는, 그리고 혼자이길 바라지 않는 바람을 곳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

누가 먼저 점을 향할지, 누가 누구를 위하여 준비해야할 지 모를 아득한 순간을 위해 곁에 있자, 너무 멀어지지 말자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전 작인 #여름은오래그곳에남아 #우아한지어떤지모르는 과는 이야기의 결과 구조가 상당히 다른 작품이었다. 시간의 순서가 아닌 그때그때 있어야 할 순간들로 이어지는 소설이다.

p.s. 일본의 인구문제와 노년층에 대한 성찰도 중요한 화두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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