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1"어둠 속에서는 모든 게 더 비관적으로 보이지, 너도 알잖니."무민은 캐릭터 제품이나 몇몇 캡처 장면으로만 보다가 막 태어나 엄마 무민을 졸졸 따라다니는 1945년도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민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데, 클래식들이 그렇듯이 아포리즘의 매력이 곳곳에서 작동한다.가족이 살 곳을 찾아 먼저 떠난 아빠 무민을 찾아 나서는 엄마 무민과 무민, 노정에서 만난 작은 동물과 툴리바.홍수가 지나간 자리는 두 번의 대전을 겪은 당대 세계를, 보금자리를 찾아 길을 떠난 아빠 무인은 북유럽 개척민을 상징하는데 ㅡ 저자는 #크누트함순 의 #땅의혜택 이 남성 중심의 서사로 북유럽 개척 서사를 다루는 것과 달리 엄마 무민과 무민의 시선으로 오래 이어갈 이 여정의 시작을 보듬는다.전후 세계를 온정과 직설(!!), 도움의 연대로 통과한다는 점에서 교훈주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지만, 거대한 균열을 무엇으로 극복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인상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무민 부부가 경칭을 사용하는 것이 원작의 뉘앙스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보이지 않는 영역을 주목한다는 점과 더불어 무민 세계의 가치관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