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다. 호쾌하다는 뒷표지의 문구에도 수긍하게 되고, 소설의 세계가 놀이공원이라면 이케이도 준은 롤러코스터라 하고 싶다. 번역된 작품은 빠지지 않고 읽었는데 실망한 적은 없다.ㆍp398 -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알고 나면 책임이 생긴다. 모처럼 수주한 거액의 거래를 최악의 형태로 망치면 나시다의 실적에도 흠이 간다.ㆍ중견 제조업체 도쿄겐덴에서 벌어지는 단가 후려치기, 납품 비리, 은폐, 파벌 싸움 등을 각각의 이야기 여덟 장으로 엮어낸다.ㆍp97 - 생각하지 마.ㆍ알아야 할 것을 모르고 있거나, 몰라야 할 것을 알게 된 경우. 모르거나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들켜버리게 되는 아슬아슬한 조직의 풍경은 (결코 남같지 않지만) 일본의 해묵은 병폐를 반복해서 조목조목 따지는 이케이도 준의 절박한 진단에 가깝다.ㆍ특히 너무 부자라 삼대는 끄떡 버티게 한 그간의 저력을 믿고 내재적인 변화에 무관심했던 일본 사회에 경고를 던지는 장면들(작은 규모의 가족 중심 회사들부터 문을 닫게 만드는데)은 멀리서 보면 소설의 소품이지만 끔찍한 붕괴의 조짐이 아닐 수 없다.ㆍ다소의 단점(종종 보이는 클리셰와 젠더의식)에도 불구하고 이케이도 준 특유의 시원한 진행과 미운 놈 한 대 더 때려주는 응징의 맛, 그리고 은근히 찾기 어려운 기업 배경 소설이라는 장점이 더 크다는 건 부인하기가 어렵다.ㆍp.s. 개인적으로는 게이고 열풍의 대항마로 소개하기 좋은 작가였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늦게 나온 감이 있다.ㆍp.s. p385~386에서 '정보 전달'의 의미로 여러번 사용된 '가르쳐주다'는 '알려주다'로 번역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았을까.ㆍ#일곱개의회의 #이케이도준 #비채 #김영사 #미스터리 #장르소설 #일본소설 #책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