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그해, 여름 손님》 리마스터판 ㅣ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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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 - 어쩌면 그때부터인 것 같다. 그 펄럭거리는 파란색 셔츠와 걷어 올린 소매, 우리 집으로 이어진 뜨거운 자갈길을 빨리 걸어 보고 싶다는 듯 해진 에스파듀에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볼록한 발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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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엘리오의 모든 페이지에서 열점이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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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열기가 빠져나갈 새 없이, 쉬지도 않고 번민하며 달아오른 두 남자의 열애는 역설적으로 여름의 볕을 피해 스스로 서늘한 내실의 천장 밑으로 달아날 때에야 선명하게 열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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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내밀한 열기.
연극적인 기만과 접촉,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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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차가운 봉에 기대 읽으면서 벌게지는 낯과 책 표지의 간지러움에 숨고 싶게 만든 책은 나보코프의 <롤리타>와 이 책 두 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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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0 -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숨기는 게 있어. 자신을 숨기거든. 자신을 숨기는 이유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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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는 과거의 경험은 시간이 지나며 확장되고, 그래서 현재가 닿지 못하는 완성된 감정을 오직 과거만이 갖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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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순식간에 현재에 가까워지는 결말부는 감정과 현실의 불완전한 조우를 더 안타깝게 만들며 첫 6주가 이 둘에게 가장 총애받는 밀애의 기억이 되게 만든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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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에서 피어오르던 나른한 고백에 어지럽게 만들며ㅡ 은근히 기대하게 만든 둘의 남은 이야기( #파인드미 )를 열어볼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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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이름이 배덕(?)을 감수하고서라도 회전할지, 표지의 색처럼 식어서 굳어버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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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후속작 #파인드미 를 내면서 판을 바꾼 세번째 표지는 아는 이들은 다 알듯이... 더 대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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