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에번 핸슨
밸 에미치 외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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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6

다들 내가 자신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토로한다. 내게 얼마나 공감하는지. 내가 느낀 걸 그들도 어떤 식으로 느끼는지. 고립, 자격지심, 외로움. 하지만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그들이 무슨 수로 알 수 있을까? 내가 죽은 다음에야 내가 살아 있었다는 걸 알아차린 사람들이.

#사회불안장애 를 겪는 에번 핸슨은 심리치료사 셔먼으로부터 자기에게 쓰는 편지라는 처방을 받고 ㅡ today is going to be a good day, and here's why ㅡ 숙제를 제출하려 출력하고 나서는데 코너 머피와 부딪히게 되고, 또 다른 외톨이인 코너는 에번의 팔깁스에 조롱하듯 자신의 서명을 남기는데.

코너의 자살. 죽은 아들의 주머니에서 에번이 자신에게 쓴 편지를 아들이 에번에게 쓴 편지로 오해한 코너의 부모는 에번의 깁스에 적힌 아들의 서명을 보고 오해를 확신하게 된다.

대입 프로필에 집착하는 엘레나의 등살에 밀려 코너의 추모행사를 개최하게 되고 첫 연사로 오른 에번의 감동적인 추도사(#youwillbefound )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오해의 살이 두꺼워질수록 에번이 복용하는 아티반은 줄어든다.

변질되는 코너의 정체성과 어떤 사실이 진실로 조작되고 조작된 것이 위로가 되는 아이러니. 역전된 세계에서 짧은 영웅이 된다는 것의 불안.

브로드웨이에선 뮤지컬 창작을 위한 가이드로 이용하기 위해 소설을 쓰기도 한다는데, 이 책은 뮤지컬의 메가 히트 후 만들어진 소설. 지난해 토니 어워드를 휩쓸었다.

OST를 백번, 천번 들어도 짐작하기 어려운 내용을 세밀한 부분까지 알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자살, 사회부적응, 소셜네트워크, 동성애와 각종 갈등의 종착지를 막연하고 무리한 해피엔딩으로 응집시키지 않았다는 것에 왠지 모를 안도감을 느낀다.

뮤지컬 #nexttonormal 과 같은 이가 연출을 맡았는데, 유튜브에 공개된 무대 영상과 같이 즐기면 실험적인 무대와 다소 충격적인 불안의 감동과 #taptaptappingontheglass 의 리듬감이 이 컨텐츠(?)의 소용을 확장시켜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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