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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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보편의 단어'


 어려운 단어들이 아닌 일상에서 쓰는 그런 단어들로 담담하게 써내려 간 책이라 그런가?

이 작은 책에 더욱 친밀감이 더 느껴져 가는 곳 마다 가방에 넣고 틈틈이 꺼내보았다. 


 '평범','무력','친밀','질투', '홀로' 등등의 단어들의 해석들은 퍽 공감하게 했고,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작가의 시선이라 그랬을까? 아니 그렇지 않다. 이 책의 글들은 우리의 이야기이고 우리의 이상향이다. 세상을 조금은 쉽게 그리고 담백하게 해석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잔뜩 들어가 있는 힘을 빼고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으면 좋겠다. 마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조용하게 나만의 줏대로 보편적인 단어들을 곡해하지 않으면서 단순하지 않은 삶을 사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들을 답하며 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비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 중엔 비 오는 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호젓한 카페에서 빗소 리와 함께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저 비 내리는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무언 가를 좋아하는 일이 이처럼 정교함을 요 할 진대, 사랑을 주고받는 과정은 오죽 할까 싶다. 우린 사랑에 빠지거나 심지어 벗어날 때도 상대를 향해 감정의 촉수를 세워 사랑의 생성과 종말을 감지한다. 섬세하고도 정교하게.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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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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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나 먼 미래 보다는 가까운 미래에서 일어날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이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장기 임플란트를 통해 영원한 건강한 삶을 꿈꾸고, 돈이 없는 100세의 노인들은 아니, 젊음을 연장하는 사람들은 곧 장기 임플란트의 정기 구독료가 끝날 것을 두려워하며 전전긍긍 한다. 

 초반 누진 0단계부터 5단계 까지의 내용을 읽으면서 100세 후의 삶이 꼭 필요한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과는 동떨어진 미래라는 생각이 더욱 그런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애초에 정기 구독료가 없이 지금의 순리대로 삶을 마감  할 수 있었다면 멀쩡하게 살아서 카운트가 끝나가는 것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누구를 위한 정책인걸까?'


그러나 결국엔 나만이 거부해도 세상이 그렇게 돌아간다면 나 역시 유온 처럼 그것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발버둥 치던 것을 멈추고 구독료 카운터에서 좀 더 자유롭게 숨쉬게 해주는 연인을 만나게 된다면 그 또한 그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을 듯 싶다.


미래의 이야기지만 고전적인 흐름을 갖고 있는 이 소설은 쉽게 읽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힙 하지만 클래식 같은 구성을 지닌 책이라고 해야할까? 

늘 읽어오던 SF소설 보다 가까운 미래라 더욱 마음에 남는 소설이었다. 

서윤빈 작가님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우리는 30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안았다. 그녀는 내 품에서 조용히 죽었다. 사인은 임플란트 구독 기간 만료로 인한 심정지였다. 이 시대에도 영생은 이론에 불과하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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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는 이렇게 일한다 - 환자의 구강건강을 책임지는 치아 전문가 되기 병원으로 출근하는 사람들 5
정은지 지음 / 청년의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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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 간호사, 치과 의사 보조원, 치석제거사 등등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은 그 고유의 이름 보다는 다른 명사들로 표현 될 때가 종종 있다. 나 역시 대학입시의 길을 보건계열로 정하고 나서야 치과위생사라는 정확한 직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치과계 의료기사가 되면서 옆 직종으로만 인식해 왔던 그들의 세계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매일 똑같은 업무를 하는 듯 하지만 절대 똑같지 않고, 똑같은 베이스 지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진료들은 치과 의사 개인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경력직이라고 해도 처음 일하는 곳에서는 나름의 적응기가 필요한 쉽지만 어려운 직업이다.

그런 직업을 점수에 맞춰 들어온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업무를 찾아야한다. 센스의 유무와 손재주 그리고 타인과의 응대 등등에서 말이다.


 이 책은 고등학생이 바라보는 치과위생사 부터 시작해서 졸업을 앞둔 치과 위생사의 입사 후 자세와 그리고 현재 업무에 동참하고 있는 치과 위생사와 발전, 치과 중간관리지의 필요한 지혜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나열해 주고 있다. 

 

 치과 위생사의 영역과 치과 위생사가 되어 파생되는 직업군들 그리고 그들의 꿈을 탐색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 본다.

 


 

"나무가 튼튼하게 서 있으려면
땅에 흙이 많고 단단해야 해.
그런데 지탱해 줄 흙이 없어지면
나무는 흔들리게 되지.
그것처럼 칫솔질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
치태가 치석이 되고 치석이
치아의 뿌리를 지탱하는
잇몸뼈를 녹게 해서
치아가 흔들리는 풍치가 돼."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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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 오늘을 만끽하는 이야기 (양장본) 오늘을 산다 2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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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의 사와무라 히토미.

14살의 연하 회사 후배 마카베.

대학시절 짝사랑하던 돌싱 동기 오카.


 부모의 지나온 세월의 시간이 아쉬워 과거의 자신과 부모의 젊은 날을 종종 회상하는 히토미다. 그런 삽화들을 보며 나 역시 내 부모의 남은 시간이 금방 지나가진 않을까 괜한 걱정이 들기도 했다.


 어른의 순정 만화를 보는 것 같아 좀 더 행복해 보이는 관계에 응원을 했고, 사랑을 하며 느끼는 지나온 세월의 속도가 달라 씁쓸해 하는 모습에 공감이 갈 때는 에세이를 보는 것 같았다.

 웹툰 처럼  디테일 한 그림은 없었지만 장면과 장면 사이에 많지 않은 글들은 공백 속에서 그 상황들에 공감하기엔 충분했다. 


이렇게 담백한 만화라니 아무래도 나는 마스다 미리의 팬이 된 것 같다. 




오늘 하루는 미래 따위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지내자.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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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풍경이 묻다 - 삶과 죽음 사이에서 발견한 오늘을 위한 질문들
김범석 지음 / 인티N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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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겪은 사고처럼 어느 날 갑자기 만나게 된 타인과의 이별은 그 사람을 깊게 알지 않아도 ’죽음‘ 이라는 글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남은 사람의 시선에서 남은 사람을 걱정하기만 했는데 이 책을 보니 임종을 기다리며 오랜 투병을 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애써 공감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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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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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걸린 아버지를 극진하게 모시던 딸이 될 수 있을까?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항상 웃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부모의 임종이 다가온다는 연락에 병원에 모였으나 생각보다 이별의 시간이 길어지며 혹시나 나의 내일을 걱정하며 잠시 집으로 돌아가진 않을까?

나의 병 보다는 나의 자식들의 내일을 걱정하며 항암 치료를 멈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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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자의적인 질문에 무엇하나 뚜렷하게 답을 내리지 못했다. 지금으로서는 후회 없이 깔끔한 삶을 살고 싶고, 임종을 앞둔 가족들 곁에서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해보지만 결국 나도 사람 인지라 그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장담 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이 책 덕분에 나는 죽음과  삶의 경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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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내가 무엇이 변했다고 콕 집어 말할 수 없으나 이 책을 읽기 전과 후 분명 달라짐을 느낀다. 죽음에 있어서 숙연하지만은 않은 이책이 널리 읽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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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스티아(@hestia_hotforever)가 모집한 문장들 서평단에 당첨되어 인티N출판사(@booksground)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조건 없는 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런 관계는 얼마나 가능할까.
앙상한 뼈대처럼 사랑은 사라지고
조건만 남은 가족들을
마주할 때마다
생각해 보곤 한다.

우리 삶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가족이란 대체 무엇인지.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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