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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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나 먼 미래 보다는 가까운 미래에서 일어날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이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장기 임플란트를 통해 영원한 건강한 삶을 꿈꾸고, 돈이 없는 100세의 노인들은 아니, 젊음을 연장하는 사람들은 곧 장기 임플란트의 정기 구독료가 끝날 것을 두려워하며 전전긍긍 한다. 

 초반 누진 0단계부터 5단계 까지의 내용을 읽으면서 100세 후의 삶이 꼭 필요한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과는 동떨어진 미래라는 생각이 더욱 그런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애초에 정기 구독료가 없이 지금의 순리대로 삶을 마감  할 수 있었다면 멀쩡하게 살아서 카운트가 끝나가는 것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누구를 위한 정책인걸까?'


그러나 결국엔 나만이 거부해도 세상이 그렇게 돌아간다면 나 역시 유온 처럼 그것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발버둥 치던 것을 멈추고 구독료 카운터에서 좀 더 자유롭게 숨쉬게 해주는 연인을 만나게 된다면 그 또한 그 시대를 잘 살아갈 수 있을 듯 싶다.


미래의 이야기지만 고전적인 흐름을 갖고 있는 이 소설은 쉽게 읽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힙 하지만 클래식 같은 구성을 지닌 책이라고 해야할까? 

늘 읽어오던 SF소설 보다 가까운 미래라 더욱 마음에 남는 소설이었다. 

서윤빈 작가님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우리는 30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안았다. 그녀는 내 품에서 조용히 죽었다. 사인은 임플란트 구독 기간 만료로 인한 심정지였다. 이 시대에도 영생은 이론에 불과하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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