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만난 북유럽
오나래 지음 / 아우룸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 북유럽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여행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정말 장면 하나하나가 한 폭의 작품처럼 보일 정도로 자연 환경이 아름답네요. 그동안은 북유럽은 우리와는 멀리 떨어져 있고 추운 곳으로만 생각했었는데 몇해 전부터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와는 교육 방식이 다르지만 높은 경쟁력을 갖춘 교육과 높은 보편적인 사회 복지도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네요. 북유럽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언젠가는 한번 여행을 가보는게 꿈인데 이런저런 사정 아니면 이런저런 핑계로 결심만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직접 가지는 못하더라도 대신 북유럽에 대한 여행 프로그램이나 책이 있으면 챙겨보는 편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내가 처음 만난 북유럽' 으로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던 지은이가 회사를 그만두고 약 3주의 일정으로 북유럽 4개국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그리고 핀란드를 여행하면서 쓴 책이네요. 현재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날 수 있고, 또 그 경험을 책으로 내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용기가 나왔는지 부럽습니다.

책에서는 하루하루 여행을 하면서 기록한 내용을 날짜별로 보여주고 있네요. 혼자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수하물 분실로 악명이 높은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을 타고 모스크바에서 17시간 노숙하며 대기를 한 후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하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인어공주 동상은 매우 유명해서 한번쯤 보고 싶은데 가면 실망하는 것으로 유명한가 봐요. 세계에서 가장 허무한 10대 랜드마크에 꼽힌다고 하니 궁금해 집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가는 여행 코스가 있네요. 기차와 버스, 배를 갈아타고 가는 여행이 있는데 사진들을 보면 같은 지구에 있지만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정말 존재하는 곳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투어 티켓을 잃어버렸다가 찾았다고 하는데 일행도 없이 혼자이고 말도 잘 통하지 않았을텐데 다행이네요. 스웨덴과 핀란드는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스웨덴은 역사적으로 오래되었기 때문에 감라스탄이라는 구시가지도 있고 북방의 베네치아라 불릴 정도로 운하가 많은데 핀란드는 현대적인 느낌이 많이 드네요.

여행책들의 경우 여행 가이드를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책도 있고, 특정 관심사에 맞는 여행으로 그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약간 애매한것 같아요. 매일매일 날짜별로 글을 쓰고 있는데 말 그대로 개인적인 일기네요. 구글맵으로 길을 찾아 갔다거나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되었다거나 숙소 1층 침대면 좋겠다거나 탄산수를 못 마시는데 모르고 산게 탄산수라서 그냥 버렸다거나 계획에 없는 곳을 여행했다거나 관광지에 일찍 갔는데 문을 아직 안 열었다거나 카페에서 커피나 빵을 먹었다거나 하는 내용들이 각 나라마다 반복적으로 나오네요. 실제로는 학생은 아니지만 할인을 받기 위해서 학생이라고 말했는데 통과된 경우도 있고 학생증을 제시하지 못해서 원래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그대로 지불했다는 내용도 몇 번 나옵니다. 또 문장의 길이가 보통 한 줄을 넘지 않는 단문형이고, 길면 두 줄 정도로 책으로 출판된 것 치고는 짧은 편이며, ~ 했다, ~ 생각이 들었다, ~ 해야겠다 등 일기체 문장들이 대부분입니다. 지은이를 아는 사람이면 공감하면서 읽을 수도 있겠지만 책의 타겟이 조금 모호한 느낌이네요. 책을 보니 결심하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부러운데 다음에 꼭한번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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