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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경제 - 복잡계 과학이 다시 만드는 경제학의 미래
마크 뷰캐넌 지음, 이효석.정형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시장 경제에서 누구의 간섭도 없이 두면 알아서 잘 흘러간다고
했습니다.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면 상품이 팔리지 않게되니 수요와 공급이 적절히 만나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형성된다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시장을 통제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경제활동이 제한적이었던 당시와는 달리 오늘날 세계 경제는 너무
복잡해져서 기존의 이론들만으로는 설명하거나 예측이 어렵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사태로 전세계의 경제가 요동을
쳤는데 복잡한 금융상품과 얽혀있다 보니 위기가 올거라는 사실을 예측한 사람이 거의 없었죠. 아니면 눈에 보이는 호황으로 인해
목소리가 묻혔을 수도 있구요.
내일의 경제는 시장 경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결국에는 평형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버리고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하면서 경제를 예측해 보자고 합니다. 경제학에서는 다양한 예측 모델을 만들어 경제
예측에 적용해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인간이 충분히 이성적으로 판단할 거라고 가정을 하며,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제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한때 잘나가던 LTCM(Long Term Capital
Management)도 처음에는 모델의 예측대로 많은 돈을 벌다가 한순간 파산을 해버렸습니다. 따라서 작가는 복잡계 과학을 활용해
과거와 현재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을 해서 내일의 경제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하고자 합니다.
그중에는 기존에
고려하지 않았던 인간 행동도 모형으로 만드는 사례들이 있네요. 주식 거래를 할때도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분석을 해야 하지만
우리는 적당히 판단해서 또는 주위 사람들이 추천한다고 해서 쉽게 사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이런
'직감'에 대한 결과는 '분석'을 통한 결정보다 더 낫다는 것을 심리학자들은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행동 경제학'이라고
불리는데 기존의 이론 경제학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또 이론 경제학에서는 수많은 수식들이
나옵니다. 책에서 예로 든 사례는 루카스의 논문에 나오는데 한 개인이 어떻게 가장 최적의 방법으로 자신의 부를 현재를 위한 소비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나오는지 수식으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보기에도 복잡한 수식은 수식에 나열된 변수만 있으면
충분하고, 실제로 개인이 그렇게 행동하느냐 입니다.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이론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수많은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경제학에서는 모든 경제활동은 평형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를 바꿔야 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날씨를 예측하는게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의 발달로 복잡한 계산도
빠르게 할 수 있고 지난 수십년간 있었던 날씨 변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예보가 점점 정확해지고 있습니다. 경제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면 지금보다 더
정확하게 미래를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복잡계 과학을 경제학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작가가 물리학을
전공하였고 경제에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닙니다. 모르는 개념이나 용어도 많이 나오네요. 하지만
경제학의 큰 줄기를 봤을때 기존 경제학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과학의 힘을 활용해 설명하는게 목적인 것 같네요. 경제학에서도
학문의 경계를 넘어 복잡계 과학으로 경제를 분석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된 경제 예측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