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의 조각
이다 투르페이넨 지음, 정보람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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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고대에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햇볕을 가렸고, 식물이 광합성을 하지 못하자 초식 공룡이, 그 다음에는 육식 공룡이 사라졌습니다. 공룡 외에도 상당수의 동식물이 사라졌는데 이후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 포유류가 급격히 증가하였네요. 인도양의 모리셔스섬에는 날지 못하는 도도새가 있었는데 오랫동안 천적이 없다가 유럽인들이 지배하면서 무분별하게 사냥하기 시작했고, 같이 들여온 개나 돼지 등이 알과 새끼를 잡아먹으면서 결국 유럽인들에게 처음 발견된지 100여년만에 멸종하였습니다.


그동안 지구상에는 많은 생명체들이 등장하였는데 자연스럽게 사라진 생명체가 있는 반면 인간에 의해 멸종된 생명체도 있습니다. '숨의 조각' 에서는 인간에게 발견된지 단 27년만에 사라진 스텔러바다소에 대한 소설입니다.


러시아는 한때 동유럽과 아시아 북부인 시베리아, 그리고 아메리카의 알래스카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지배라고는 하지만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미개척지였네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육지를 탐험하기 위해 베링 선장은 극동 지역에 있는 캄차카 반도를 떠납니다. 그러다가 거친 파도와 폭풍우로 인해 한 섬에 조난을 당하게 되었네요. 먹을 것도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극심한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렸는데 그때 거대한 바다소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몸길이만 8~9m 에 달하는 데다가 두꺼운 가죽과 지방, 그리고 고기는 선원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였네요. 가죽이 두꺼워 사냥에 고생하였지만 드디어 성공하였는데 고기맛도 좋아서 계속 사냥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선원들에게는 고립된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오락거리였을지도 모릅니다.


처음 바다소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캄차카 반도에 몰려들었고 이제는 누가 먼저 잡냐의 시간 싸움으로 바뀌었네요. 그렇게 한두마리씩 사냥을 해서 바다소를 해체해 팔다보니 어느 순간 바다에서 단 한 마리의 바다소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해초를 뜯어먹으면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가 인간이 등장하면서 정말 순식간에 사라졌네요.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실제로 바다소가 존재했었는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살아있는 개체는 없지만 남은 뼈라도 맞추기 위한 탐사가 진행되었고, 결국 핀란드 자연사 박물관에 거대한 뼈가 전시될 수 있었습니다. 처음 탐험에 나섰던 일행 중 박물학자였던 스텔러의 이름을 따 스텔러바다소로 불리게 되었는데 이제는 지구에 존재했었다는 흔적만 남아있네요.


이 책의 저자는 스텔러바다소의 존재만 살려낸 것이 아니라 핀란드의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였던 힐다 올손도 다시 세상에 드러내 보였습니다. 당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되어 있었는데 힐다 올손은 노르드만 교수의 제자로 일하면서 거미 등을 자세히 묘사해 그림으로 남겼네요. 스텔러바다소의 뼈를 그리는 것도 그녀의 임무로 맡겨졌습니다. 교수 사후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밖에 없게 되면서 존재가 희미해졌지만 저자가 소설을 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스텔러바다소와 함께 다시 전면에 나타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거대한 뼈를 보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저자의 호기심이 자료 조사로 이어졌고 이렇게 소설로 탄생할 수 있었네요. 스텔러바다소의 존재와 멸종 자체를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멸종 위기의 생명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되면 좋겠습니다.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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