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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마음들의 마을 - 우리는 각자의 지옥을 품고, 서로의 구원을 꿈꾼다
도널 라이언 지음, 정소하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르고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면 간단한 목례만 한 다음에 서로 어색하게 스마트폰을 보고 있습니다. '옆집 숟가락 개수도 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거 같은 마을에서는 이웃끼리 격의 없이 지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부모님이 외출해서 집에 문이 잠겨있으면 그냥 이웃집에 들어가 기다리면서 밥을 얻어먹기도 하였네요. 친구들끼리도 우루루 이집 저집 몰려다니면서 놀았습니다.
영국 옆에 있는 아일랜드는 최근 금융과 IT 로 떠오르고 있지만 농사를 짓거나 양을 치는 시골 마을도 많습니다. 특별한 일 없이 무척 평화로울것 같은데 '부서진 마음들의 마을' 에서는 아일랜드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08년 미국에서는 무자비하게 사람들에게 주택 대출을 해주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습니다. 미국의 일로 끝날 수 있었지만 대출 채권은 첨단 금융 상품으로 탈바꿈해서 전세계로 퍼져 나갔네요. 많은 기업이나 기금, 연금 등에서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 상품에 가입하였지만 부실이 터지면서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아일랜드 역시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로 이 상품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큰 손실을 입었네요. 아일랜드의 평화로운 한 작은 마을에도 위기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으며, 시간을 두고 천천히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 사는 21명 모두가 이 책의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소설의 구성은 무척 독특한데 챕터마다 21명이 각각 주인공이 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이야기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을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의 관점에서 보게 되어 다른 사람들이 틀린것 같은데 반대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 또 그럴듯해서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네요.
소설이기는 하지만 이 작은 마을에 이렇게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났다는게 흥미롭습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마약 밀수로 사람들 사이에서 마약이 급격하게 퍼지면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돈만 있으면 도심의 어두운 곳에서 마약을 쉽게 구입할 수 있네요. 돈 냄새를 맡은 사람들은 이 마을에도 마약을 들여와 사람들에게 판매하면서 서로 갈등이 일어납니다. 보수적인 가톨릭의 영향권인 아일랜드는 LGBT 등 성에 대해서는 개방적이지 못한 편인데 성 정체성으로 인한 가족간의 갈등, 그리고 우연히 알게된 과거의 폭력 사건 등 각 사람의 이야기마다 몰입이 되는 요소가 무척 많았네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시골 작은 마을들은 사람들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공동체를 지키고 싶어하겠지만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면서 쉽지는 않네요. 배경은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이지만 책을 읽을수록 하나씩 드러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보면서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