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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허나영 지음 / 비에이블 / 2026년 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예전에 고흐나 피카소 등 유명 화가들의 특별 전시회가 열린다고 해서 갔었습니다. 딱히 미술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이름을 들어본 화가라서 갔었는데 전시회에서 그림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네요.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배울 때에는 작은 책으로 보다보니 그림이 얼마나 큰지, 붓질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실제로 그림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그림도 있었고 두터운 붓터치도 보면서 마치 화가가 막 그림을 완성하고 붓을 내려놓은것 같았네요. 이제는 어떤 전시회에 갈까 고민이 될 정도로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주말마다 고민이 됩니다.
어떤 그림은 유명하다고 하지만 막상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고, 어떤 그림은 다른 사람들은 가볍게 지나치지만 나에게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에서는 그날 그날 날씨와 기분에 따라 저자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면서 가장 감정적으로 끌렸던 화가는 에드워드 호퍼입니다. 호퍼는 미국 화가로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마다 왠지 모를 고독감이 느껴지네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에서는 늦은 밤 집에 가지 않고 바(Bar)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루 일을 끝낼때면 피곤해서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지만 어떤 날은 그냥 집에 들어가기 싫을 때가 있네요. 그런 때는 조용한 바에 들어가 독한 술을 한 잔 시켜놓고 마시고 싶어집니다. 혼자 있어서 고독하지만 그 시간이 꼭 고독하지만은 않은것 같아요. 책을 읽다보니 오늘 밤에는 바에 가지는 못하지만 집에서 위스키 한 잔 따라놓고 마셔야 겠습니다.
미술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을 보면 평범한 삶을 산 사람은 없습니다. 그중에는 살아있을때 인정을 받으면서 부귀영화를 누린 화가도 있고, 전혀 인정받지 못하다가 사후에야 이름이 알려진 화가도 있습니다. 렘브란트는 네덜란드에서 화가로서 절정의 위치에 올랐고, 귀족들의 의뢰를 받으면서 큰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낭비벽이 있어서 돈을 함부로 쓰는 경향이 있었는데 계속 돈을 벌때는 모르겠지만 전성기가 지나면서 그림 의뢰도 끊어졌네요.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로도 유명한데 나이에 따라 얼굴이 바뀌는 것을 보면 각각 인생에서 어떤 시기를 보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쓸쓸한 말년을 맞이하였지만 그래도 현재에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지 않을까요.
어떤 그림을 보면 무척 아름답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반면 어떤 그림은 마음이 불편하네요. 특히 죽음이나 불안을 다룬 그림은 피하고 싶은 현실이기에 더 불편합니다. 뭉크가 그린 '절규' 는 각종 영화나 포스터 등에 패러디되면서 친숙한 이미지이지만 그가 남긴 글을 보면 그때 얼마나 불안한 상태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뭉크는 어렸을때 어머니를 잃은 데다가 몇 년 후에는 어머니처럼 돌봐주던 누나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몇 번 사랑에도 실패하면서 평생을 불안 속에서 살았네요. 그래서 뭉크의 그림을 보면 슬프지만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현실 속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자신이 감동을 느끼면 좋은 그림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뛰어난 그림이지 않을까요. 이러한 그림에 감정을 담아서 보니 그림이 새롭게 느껴지는데 저자의 그림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