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메이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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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여행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종종 TV 에서 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를 봅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곳도 있지만 정말 지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특이한 곳도 있네요. 그중에서 바다 위에 신기루처럼 솟아있는 베네치아는 단연 매력적입니다. 과거 게르만족의 침입을 피해서 이탈리아인들이 바다에 있는 석호로 가서 수많은 나무 말뚝을 박았고 그 위에 집들을 지으면서 유일무이한 베네치아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지중해 시대에 베네치아는 무역의 중심지로 발전하면서 부를 누렸으나 점차 쇠퇴하면서 결국 공화국이 무너지고 이탈리아가 되었습니다. '글래스메이커' 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의 저자가 쓴 책으로 이전 책도 재미있게 읽었어서 이 책도 기대가 되었네요.


베네치아는 석호 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농사지을 땅도 없습니다. 하지만 중동과 유럽을 중계무역하면서 부를 쌓았고 유리 기술을 이용해 각종 장신구나 식기 등을 만들어 유럽 각지로 수출해 돈을 벌었네요. 유리를 만드는 기술은 마치 코카콜라를 만드는 레시피처럼 비밀이었기 때문에 베네치아와 유사하지만 더 작은 무라노에 장인들을 모아 평생 이곳에서 살면서 유리 제품들을 만들도록 하였습니다. 유리 장인들은 마에스트로로 불리면서 높은 대우를 받았지만 무라노를 벗어날 수는 없었네요. 이 책의 주인공 가족도 대대손손 무라노에 거주하면서 유리를 다루어 왔습니다.


외진 곳에서 특별한 기술을 바탕으로 유리를 만들어 오다보니 삶에 굴곡이 없을것 같지만 전 유럽을 뒤덮은 페스트가 무라노라는 작은 섬에도 상륙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삶을 앗아갔네요. 노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드면서 농민에 대한 대우가 높아졌는데 이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페스트로 인해 여자인 오르솔라 로소도 유리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유리로 작품을 만들던 사람들은 유리 구슬을 쥐똥이나 토끼똥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였지만 이 유리 구슬이 로소 가문을 경제적 위기에서 구해내었고, 오르솔라 역시 구슬을 더 아름답게 만들거나 구슬로 목걸이를 만들면서 실력을 드러내었습니다.


영원할것 같던 베네치아도 대서양 시대가 되면서 서서히 지중해 무역이 쇠퇴함에 따라 베네치아를 찾는 배들이 줄어들었고, 유리를 다루는 기술을 알고 있던 사람들 일부는 무라노를 빠져나가 다른 나라에 정착하면서 무라노와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을 하였습니다. 전성기를 지나면서 무라노의 유리 장인들은 과거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 유리 제품들을 관광객들을 위해 만듭니다. 이 소설은 시간 구성이 독특한데 주인공 가족들이 나이를 먹는 속도를 베네치아라는 도시가 탄생하고 성장하며 마지막에는 소멸하는 수백년의 속도와 맞추었네요. 사람과 도시를 하나로 묶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현재에도 무라노에는 유리 제품을 만드는 공방과 장인들이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과거의 영화를 추억하는 정도네요. 베네치아와 무라노에서 길을 걷다보면 이 길을 걷고 또 운하를 따라서 배를 타고 다녔을 주인공 가족들이 떠오를것 같은데 다음에 기회되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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