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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 타이완 여행기 - 2024 전미도서상 번역부문 수상, 2024 일본번역대상 수상, 2021 타이완 금정상 수상
양솽쯔 지음, 김이삭 옮김 / 마티스블루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우리나라는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5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였습니다. 타이완은 이보다 더 이른 시기인 1895년부터 일본의 식민지였으며 일본이 전쟁에서 패망할 때까지 50년 동안 지배를 받았었네요.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와 타이완 모두 극심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타이완은 청나라의 영토였으나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들 뿐만 아니라 원래 섬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도 있어서 더 복잡하였네요.
'1938 타이완 여행기' 는 이른바 일본 본토의 내지인이 식민지 타이완을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지배가 장기화되면서 일본인들이 몰려와 많은 변화들이 나타났는에 타이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아오야마는 규슈 출신의 여자 소설가입니다. 오키나와와 홋카이도를 여행하기도 하였고 타이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자신의 소설이 타이완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하기 위해 1년여의 일정으로 타이완으로 떠났네요. 지금과는 달리 비행기가 없었기 때문에 배를 타야했는데 긴 항해 끝에 타이완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발을 디딘 곳은 건물과 글자, 도시의 냄새 등 모든 것이 달라서 신기하였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네요. 마중을 나온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역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샤오첸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시역소에서 나온 사람을 만나 짐을 풀었고 통역을 소개받았는데 마침 며칠 전에 우연히 만난 샤오첸이었습니다. 아오야마는 먹는 것을 좋아해서 지금 태어났다면 먹방 채널을 운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도 커서 타이완에 살고 있는 다양한 민족들의 음식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샤오첸은 통역이지만 아오야마가 말한 음식들을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 미리 알아봐서 먹어볼 수 있도록 하였고 집에서는 아오야마를 위해 직접 요리하기도 하였네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고용인-피고용인 관계가 아니라 친구처럼 느껴지는데 샤오첸의 말을 듣다보면 뭔가 깊은 비밀이나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합이 잘 맞는것 같지만 아오야마는 타이완에서 태어나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는 말도 합니다. 일본이 내지에서 벚꽃을 들여와 곳곳에 심었는데 봄에 같이 벚꽃놀이를 하고 싶다거나 일본과 타이완의 문화가 만나서 맛있는 음식이 탄생할 수 있었고 일본이 철도를 건설하면서 타이완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아오야마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팽창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이런 무의식적인 말 속에서 샤오첸은 상처를 받았으며 결국 떠나게 됩니다. 나중에서야 자신의 말이 타이완 사람들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알게 되었는데 어떻게 맺음이 될지 몰라서 끝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네요.
책을 읽다보니 장소만 타이완에서 우리나라로 바꿔도 될 정도로 우리의 사정과 비슷하였네요. 서로 출신은 다르지만 두 사람의 우정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러면서 타이완 음식들이 많이 나와 아오야마처럼 하나하나 모두 맛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소설이지만 시대별로 역자 후기 등을 적절히 엮어 마치 실제 있었던 사건처럼 쓰고 있어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