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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가를 위해 죽어야 하나 -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강희원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장엄한 음악과 함께 저음으로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가 흘러나왔는데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면서 엄숙해졌습니다. 잘 몰랐는데 찾아보니 지금은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라고 하네요. 조국과 민족이 바뀌었으며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것도 사라졌습니다.
통계를 내는 곳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구상에는 200여개가 넘는 나라가 있습니다. 자기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태어난 나라에 소속이 되며 쉽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나라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왜 국가를 위해 죽어야 하나' 에서는 국가라는 이름으로 강요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생겨나면서 사람들은 하나의 국가에 소속이 되었습니다. 국가를 위해 세금도 내야했고 각종 노역에 시달리기도 하였네요. 그중에는 군대도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 여러 도시 국가들이 있을 때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도 사람들은 군대에 끌려가 다른 나라와의 전쟁에 동원되었으며 목숨을 잃기도 하였습니다. 징집을 거부하거나 탈영하였을 때에는 사형 등 엄벌에 처해졌네요. 국가에 거부할 자유는 없었습니다. 현대에도 일본은 태평양 전쟁 당시 자살 특공대인 가미카제를 운영하였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징집되어 전쟁터로 보내졌습니다.
이렇게 요구할 수 있는 데에는 같은 민족, 같은 국민이라는 논리가 깔려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공동체에 속해있기 때문에 공동체가 위기에 처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보다 공동체를 더 우선시 해야한다고 배웠네요. 위기 속에서 우리가 패하면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되고, 승리하더라도 피해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공동체는 승리하였지만 개인은 부상을 당하거나 죽을 수도 있는데 이를 고귀한 희생으로 포장합니다. 정작 이를 지휘하는 지도부는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요.
이러한 내셔널리즘이 응집되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기 직전 히틀러에 대한 독일 국민들의 지지율은 매우 높았습니다. 히틀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으며, 전쟁 초기 독일이 승승장구하자 독일 국민들은 더더욱 히틀러를 지지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유럽 전체가 전쟁에 휘말렸는데 국가에 대한 잘못된 충성심이 얼마나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지는 보여주었네요. 전쟁은 아니지만 국가간 스포츠 시합이 있을 때마다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것 같아요.
수천년 이상 같은 민족, 같은 국가라는 개념이 이어져 왔는데 점점 글로벌화되면서 이러한 생각이 옅어지게 될지, 아니면 크고 작은 충돌들이 지속되고 있는 것처럼 더 강화될지 궁금하네요. 민족과 국가에 대한 이야기 읽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