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향수 - 걸작의 캔버스에 아로새긴 향기들
노인호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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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그림을 좋아해서 시간이 될때마다 미술관에 가보고 있습니다. 특히 특별 전시회의 경우 해외 미술관에 가야만 볼 수 있던 그림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가능한 빼놓지 않고 가보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림 관람의 저변이 넓어져서인지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 평일에 가야 그나마 덜 붐비는 편이네요. 전시회에서 사람들의 반응도 제각각인데 한 작품 앞에 심각한 표정으로 서있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보지 못한 어떤게 있는걸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수학자나 화학자, 경제학자 등의 눈으로 본 그림 감상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각자의 전문 분야에 따라 다른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데 사소한 단서 하나에도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구나 신기합니다. '명화와 향수' 의 저자는 그림과 향수를 연관지어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처음 인상주의가 등장했을 당시에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리다가 만 그림이라거나 벽지가 더 예쁘다는 조롱까지 들어야 했네요. 지금은 고흐나 고갱, 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은 널리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중 모네의 대표작은 수련 시리즈입니다. 미술관의 벽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거대한 수련 그림은 마치 실제 연못을 보는것 같습니다. 모네는 노년에 백내장으로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수련 그림을 그린 것을 보면 대단하네요. 이런 수련 그림에는 그림 그대로 수련향과 아쿠아향을 섞은 향이 어울리네요. 저자가 미술관 투어를 할 때에도 이 향에 대한 반응이 가장 좋았다고 하는데 커다란 수련 그림을 보면서 향을 맡으면 정말 모네가 살았던 지베르니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미술에서는 오랫동안 아카데미즘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인상파 등 새로운 화풍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앙리 루소는 공무원으로 주말에만 시간을 내 그림을 그려서 일요 화가로 불렸습니다.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 앙리 루소의 그림을 본 사람들은 당황스러웠습니다. 마치 아이가 제멋대로 그린것 같은데 미술의 거장이었던 피카소의 눈에 띄면서 앙리 루소는 단번에 유명해졌네요. 앙리 루소는 한번도 열대 밀림에 가본 적이 없지만 이를 배경으로 여러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앙리 루소의 그림을 보면 자연 그대로의 풀내음과 흙내음이 뒤섞인 로즈메리나 베티베르 향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그림의 원시성을 보면 이러한 야생의 향이 딱 맞는것 같아요.


보통 미술 전시회라고 하면 서양 유명 화가들의 전시회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지만 얼마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선 회화들을 보면서 그동안 왜 더 빨리 와보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선만으로 입체성을 살리고 있고 여백의 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천천히 그림을 보면서 알게 되었네요. 회화에는 구불구불하게 자란 소나무가 자주 등장합니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는 변치 않는 충절을 상징하네요. 솔의 향이라는 음료수는 호불호가 갈리는데 음료수를 마실때 소나무 향이 강해서 더 청량감이 느껴집니다. 책을 읽다보니 박물관이나 미술관과 협업을 하면서 이런 소나무 향을 은은하게 깔리게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미술관 안내를 하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그림 감성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곰민하였고, 그림에 어울리는 향들을 섞어 시향지를 나누어 줌으로써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었네요. 궁금한 향들도 많은데 기회되면 이런 향이 나는 디퓨저들을 하나씩 사봐야 겠습니다.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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