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공화국 - 법은 정의보다는 출세의 수단이었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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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이어 이번에는 윤석렬 대통령이 탄핵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시위가 일어나면 폭력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촛불 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축제처럼 시위가 진행되었네요. 올해 시위에서는 촛불 대신 아이돌 응원봉이 등장해 새로운 시위 문화를 보여주었네요. 그러면서 잠깐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기도 하였지만 많은 부분들이 과거 그대로여서 여전히 법조인들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브라질에서도 검찰이 득세하면서 정치적 혼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법조공화국’ 은 강준만 교수가 쓴 책으로 법조인들이 좌지우지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출세를 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 사법고시였습니다. 재수, 3수가 아니라 9수를 해서라도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그 이후부터는 인생이 탄탄대로였네요.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게 되면 바로 3급 상당의 공무원 대우를 받습니다. 연수원 성적에 따라 판사, 검사가 되거나 아니면 변호사가 되었는데 판사나 검사는 정치권으로 진출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고, 변호사가 되더라도 일반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많은 돈을 법니다. 법을 공부할때 무엇보다 정의를 앞세워야 한다고 외웠겠지만 막상 그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로 올라가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돈으로 바뀌네요.

예전에 사법고시가 있을 때에는 사법고시 합격후 사법연수원에 들어갑니다. 법조인들은 어떤 대학교 몇 학번인지로 서열이 나뉘고, 사법연수원 몇 기인지로 다시 나뉘네요. 서열 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어떤 자리에서든 이 순서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렇게 끈끈한 관계로 연결된 데다가 다시 전관예우로 대우를 해주네요. 판사나 검사를 하다가 변호사가 된 사람의 사건을 유리하게 판결해주면 나중에 자신이 변호사가 되어서도 같은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암묵적인 룰이 중요하게 지켜지다보니 전관예우는 존재하지만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그러면서 절대 사라질 수 없는 룰이 되었네요.

법조인은 누구보다 법을 잘 지키고 정의로워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판검사나 변호사 중에 다른 사람들의 사표가 될만한 사람이 있는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한때 다른 나라에서는 정의의 여신 디케가 눈을 가리고 있는데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법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법조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가 낮습니다. 이러한 시선에 상관 없이 법조인이 되면 높은 사회적 지위와 함께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서 법조계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것 같아요.

역사적으로 보았을때 우리나라 국민들은 다른 어떤 나라 국민들보다 법을 잘 지키면서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바라는 것처럼 법조인들이 지배하는 법조공화국이 아니라 말 그대로 법에 따라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이 적용되는 법조공화국이 되면 좋겠네요.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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