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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 개정증보판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어릴 때에는 박물관에 가는게 싫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밖에서 뛰어놀고 싶은데 박물관 안은 어두침침해서 약간 무서운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유물을 보다가 깜짝 놀라기도 하였네요. 옆에 설명을 읽어보려고 해도 어려운 한자어라서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최근 국립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에서 영감을 받아 일명 ‘뮷즈’ 들을 만들고 있는데 아이디어가 기발하면서도 무척 예뻐서 온라인에서 많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뮷즈를 사러 간김에 박물관도 같이 구경하였는데 어렸을때 왔었던 느낌과는 달리 전시장에 볼거리도 많고 조용히 쉬기도 좋아서 이후로도 종종 박물관을 찾고 있습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 등은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문화유산 중에서도 역사적인 가치가 높고 미학적으로도 뛰어난 유물들이 많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의 저자는 사진과 함께 이러한 유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사유의 방’ 을 만들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넓은 공간에 두 반가사유상이 마주하고 있는데 넓은 공간이지만 가득찬 느낌을 받네요. 다른 유물들과 같이 전시할 수도 있지만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적절한 이름을 붙임으로써 유물이 의미하는 바를 잘 살리고 있는것 같아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얼굴에서는 옅은 미소가 피어나는것 같아서 무척 신비롭습니다. 일본에도 이와 거의 동일한 목조미륵보살반가상이 있는데 나무의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전해주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쌍둥이처럼 보이는데 만든 사람의 불심이 깊었기 때문에 이런 표정이 나올 수 있었던게 아닐까 하네요.
고려시대에 만든 팔만대장경판은 몽골의 침략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적이 침략해 왔는데 불경을 새긴 나무판을 만들 여유가 있었을까 싶었는데 그만큼 나라가 망할 수도 있는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목판은 습기가 차면 뒤틀리기도 하고 벌레가 갉아먹을 수도 있습니다. 팔만대장경판은 거의 80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과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 얼마나 정성을 들여서 만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가치 있는 유물이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이 되면서 볼 때마다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인류가 처음 등장한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도구를 쓸 수 있게 되었는데 주변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는 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돌을 깨트려 뾰족하게 만들어서 쓰다가 조금씩 갈아서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었네요. 우리나라에도 구석기 시대의 주먹 도끼가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먹 도끼가 발견된 계기가 재미있네요. 고고학을 공부하기도 했던 미군이 휴가 중에 전곡리를 찾았는데 강 주변에는 수많은 돌이 있지만 그중 하나를 보고 구석시 시대 유물이라는 것을 직감하였습니다. 고고학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면 그냥 일반 돌이나 다름없는데 학계의 검증을 거쳐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네요.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살았던 시기를 구석기 시대까지 올라가게한 중요한 유물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전철로 편하게 갈 수 있으니 다음에 한번 역사적 유적지를 한번 둘러봐야 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는데 우리나라의 유물을 소개하는 이 책에서도 크고 생생한 사진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예전에 책에서 작은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감동이 남다른데 덕분에 유물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