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일기
최민석 지음 / 해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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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플로리다 키웨스트와 쿠바의 아바나에는 헤밍웨이가 자주 가던 술집이 있습니다. 이 곳에서 술을 마시거나 글을 썼는데 하루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어부들을 보면서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을 구상했다고 하네요. 프랑스 파리의 레 되 마고라는 카페에도 예술가들이 모여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영감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런 곳에서 술이나 커피를 마시다보면 마치 바로 옆에 예술가들이 앉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집을 떠나 낯선 곳에 있다보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사건을 접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마드리드 일기' 는 우리나라와 스페인 사이의 교환 작가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마드리드에서 두 달간 머물렀던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제목 그대로 하루하루의 일을 모두 기록한 일기네요.

최근 스페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페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통 관광지로 수도가 유명한 것과는 달리 스페인의 도시들을 워낙 특징들이 서로 다르다보니 바르셀로나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은 만큼 어학 공부를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면서 조용히 글을 쓰는 데에는 마드리드가 좋았을것 같네요. 특히 저자가 있던 '레지덴시아 데 에스뚜디안떼스' 에서는 살바도르 달리, 아인슈타인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합니다. 부푼 꿈을 안고 중고로 자전거를 사서 로시난테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마드리드, 아니 과거 한자 이름 그대로 마덕리(馬德里)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네요.

주요 일과 중 하나는 어학원에서 스페인어 수업을 듣는 것입니다. 교환 작가 프로그램으로 갔는데 스페인어 공부를 한다니 당황스러울수도 있겠지만 상대방의 말을 알아야 더 서로의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 독일에 살면어 독일어를 공부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새 언어를 공부하는 것도 낯설지는 않았네요. 유럽, 아메리카, 그리고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만났는데 수업 시간 외에도 틈날 때마다 만나 떠듬떠듬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면서 놀고, 저렴한 술집을 찾아다니면서 맥주와 타파스를 먹는 등 낮이 끝나고 새로 시작되는 마덕리의 밤을 제대로 즐겼네요. 장기간 휴가를 내고 공부하러 온 사람들도 있는데 이렇게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게 부럽습니다.

저자는 하루하루의 일들을 일기로 남겼습니다. 초등학교 다닐때 마지막으로 쓴 이후로 일기를 써본 적이 없는데 피곤하거나 특별한 일이 없었던 날에는 일기를 쓰는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저자는 하루로 빼먹지 않고 일기를 쓰면서 그때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도 나중에는 과거를 회상하는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중간에 이탈리아로 친구를 만나러 가기도 하고 교환 작가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기간을 더 연장해 마덕리를 즐긴 것을 보면 무척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역시 책을 쓰는 사람이어서 그런지 일기 중간중간에서 웃게 되네요. 이전에 베를린과 남미도 돌아다니면서 책을 냈다고하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합니다. 저자의 서반아 마덕리 이야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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