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독서 - 안나 카레니나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문학의 빛나는 장면들
시로군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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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때 수업을 들으면서 많은 문학 작품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문학 작품을 읽었기 때문에 아는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줄거리, 작가가 이 작품을 쓴 의도, 작품이 시사하는 점 등 시험을 보기 위해서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공부하다가 방학때 도서관에 갔을때 우연히 문학 서가를 둘러보게 되었는데 몇 권의 책을 빌려 읽으면서 요약으로 배우는 것과 실제로 글을 읽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점점 긴장감이 느껴지는 책도 있었고, 너무 길고 딱딱해서 읽기 힘든 책도 있었습니다.

문학 작품의 배경에 대해서 조금 알고 읽는다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막막한 독서' 의 저자는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독서 모임을 이끌어 오면서 3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독서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도 있었을텐데 같이 책을 읽으면서 서로 어떻게 소화하였지 궁금하였네요.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았어도 프랑켄슈타인하면 떠오로는 이미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괴물이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라 괴물을 만든 사람이 프랑켄슈타인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여기저기에서 사람의 신체 부위를 가져와 합쳤고 전기 자극을 가해서 심장이 뛰게 만들었네요. 그런데 너무 흉측하였기 때문에 버리고 떠나버립니다. 갑자기 생명을 얻게된 괴물은 처음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망다녔습니다. 사회화를 겪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데 우연히 책을 주워서 읽으면서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괴물의 탄생이라는 줄거리 속에서도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네요.

언젠가부터 파이어족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합친 말인데 돈을 많이 벌어서 더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되거나 정기적으로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을 할 필요가 없는 상태네요. 유튜브에서도 파이어족인 사람들이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콘텐츠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필경사 바틀비' 는 직장을 다니지만 직장에서 일을 안하는 편을 택하겠다고 합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나가야 하는데 어떤 사람도 직장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일을 안하는 바틀비는 그냥 멍하니 창밖을 바라볼 뿐입니다. 후에 바틀비는 유치장에 갇혀서도 '안 먹는 편을' 택해 굶어죽었습니다. 끊임없이 일을 하는 사람들도 쉬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일까요. 줄거리를 보면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어릴때는 지금처럼 아무때나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해서 볼 수 없었고 TV 에서 하는 정규방송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만화영화를 하는 시간에 알람을 맞춰놓고 보고는 했었네요. 세계명작동화 시리즈도 많이 봤는데 그중 '작은 아씨들' 도 있었습니다. 각각 성격이 다른 네 자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애정과 갈등이 재미있었네요. 그때는 의미를 잘 몰랐는데 태어난 곳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기존에 부모님이 살아왔던 방식대로 살아가는 소녀가 있는 반면 세계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소녀도 있었습니다. 네 자매를 통해 당시 미국 사회의 문화가 어떠했는지와 함께 기성 세대에서 새로운 세대로 넘어가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알 수 있었네요.

이 책에 나오는 소설 중에서는 읽어본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읽어본 책은 내가 읽은 느낌과 저자가 읽은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볼 수 있었고, 읽어보지 못한 책은 약간 스포를 당하기는 했지만 전체 내용을 읽어보고 싶어졌네요. 독서 모임을 통해 얻은 책에 대한 의미를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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