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화의 비밀 - 건축과 예술의 만남, 그 안에 숨겨진 세계의 걸작들
캐서린 매코맥 지음,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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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유럽 여행을 가면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건물이 성당입니다. 성당은 무척 웅장한 데다가 중간중간 뛰어난 조각품들이 붙어 있어서 하나의 예술 작품 같네요.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빛이 들어오는데 종교가 없더라도 저절로 경건함이 느껴질 것입니다. 몇 번 성당을 가다보면 나중에는 다 비슷해 보여서 내부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사진만 찍기도 합니다. 나중에 이렇게 지나친 성당이 얼마나 중요한 곳이었는지 알게 되면 왜 들어가지 않았는지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하고요.

성당에는 많은 종교화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천장에 그려진 그림도 있습니다. 올려다 보아야 해서 관람하기 쉽지 않은데 오늘날처럼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 어떻게 천장에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대단한 생각이 듭니다. '천장화의 비밀' 에서는 세계 곳곳에 있는 천장화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천장화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바티칸 궁전일 것입니다. 바티칸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데 해마다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바티칸은 교황이 거주하는 곳으로 가톨릭의 본산이니만큼 뛰어난 종교화들이 모여 있습니다. 하나님과 아담이 손가락을 맞대고 있는 천지창조 그림은 여러 곳에서 패러디를 하면서 유명한데 이곳에 있네요. 로마 제국 말기에 기독교는 제국의 유일한 종교가 되었는데 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부터 기독교는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화가들도 종교화 위주로 그림을 그렸는데 바티칸 궁전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대단한 영예였을 것입니다. 책으로만 봐도 감동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보면 어떨까요.

역사적으로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에는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현재 중동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도 종교와 관련이 있네요. 기독교에 대한 그림은 대부분 성경에 등장하는 장면인데 당시 사람들이 글을 읽지 못해도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이슬람교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였습니다. 사람이 등장해도 얼굴은 지워야 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리는 대신 기하학적인 무늬로 표현하였네요.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나있는 곳이 이란 이스파한에 있는 이맘 모스크입니다. 어떻게 이런 패턴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무늬들이 정교하면서도 아름답네요. 서울에 테헤란로가 있는 것처럼 테헤란에도 서울로가 있는데 다시 두 나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면 이란은 꼭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천장화는 성당이나 교회, 모스크 같은 종교 시설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책에 소개된 곳들 중에서 스웨덴 스톡홀름 지하철 역이 눈에 띄네요. 모스크바의 지하철 역도 궁전처럼 아름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스크바가 고전적인 아름다움이라면 스톡홀름은 마치 현대 미술 작품처럼 보입니다. 최근 북유럽의 일러스트나 디자인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날씨가 춥고 흐린 날이 많다보니 실내에서는 밝은 색을 쓰게 되는것 같아요. 바쁘게 이동하기 위해서 지하철을 타게 되는데 지하철역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해서 여유를 가지고 곳곳에 녹아든 미술을 천천히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아요.

이 책은 보통 책보다 큰 데다가 종이의 품질이 무척 좋아서 그림을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책에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주제별로 여러 곳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사진만 봐도 감동이 느껴집니다. 천장화는 위에 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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