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어느 물고기의 이야기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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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예전에 살아있는 명태를 가지고 오면 포상금을 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명태는 우리가 흔히 먹는 물고기 중 하나인데 왜 포상금을 준다는지 궁금하였네요. 알고보니 명태를 남획하면서 근해에서 사라졌다거나 수온 변화로 명태 어장이 북쪽으로 이동하였다는 등 여러가지 추측이 있는데 어쨌든 현재 우리나라에서 잡을 수 있는 명태는 거의 사라졌고 대부분 수입산이라고 합니다. 명태가 사라지면서 명태를 잡던 어부들은 다른 물고기를 잡을 수 밖에 없어졌고 명태를 가공하던 사람들도 어부들과 거래하는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수입을 해오게 되었습니다. 사라진 명태를 복원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연구원도 늘어났네요.

바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물고기를 잡아서 먹어왔습니다. 쌀이나 밀처럼 물고기 역시 식량으로 사용되면서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대구' 는 그중에서도 대구라는 물고기에 얽힌 역사를 추적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북유럽에 살던 바이킹들은 좁고 긴 배를 타고 바다 뿐만 아니라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다른 지역을 정복하였습니다. 배를 보면 먼 거리를 항해하기에는 무척 약해 보이지만 이 배로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지나 북아메리카까지 갔었네요. 콜럼버스가 가장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발견되는 일부 유물이나 흔적을 보면 바이킹이 먼저 도착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구는 차가운 물에 살기 때문에 바이킹의 생활 반경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생선이었는데 말리면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항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인 식량이었네요. 스페인의 바스크 역시 작지만 경제적으로 부유한 지역인데 과거부터 비밀리에 대구 어장을 관리하면서 부를 쌓았다고 하니 대구는 무척 중요한 물고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대구가 광범위하게 유통되다보니 대구로 만든 요리도 많았다고 합니다. 맛이 없다는 밈으로 유명한 영국 음식 중에서 대표적인 음식이 피쉬앤칩스입니다.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에는 어떤 음식인지 궁금하였는데 그냥 눅눅한 흰살 생선 튀김과 감자 튀김이어서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과거에는 대구가 저렴하고 흔해서 서민들이 자주 먹었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들면서 대서양 대구와 비슷한 다른 대구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대구는 특히 머리가 맛있다고 하는데 혀나 볼로 만드는 요리도 있다고 하니 어떤 맛일지 한번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대구는 차가운 바다에서 사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구는 대서양 대구로 주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사이에 있는 대서양 북쪽에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대구를 잡아도 개체수가 충분하였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저인망 어선이 등장하였고, 그물을 끌고 다니면서 해당 지역의 물고기를 싹쓸이하게 되자 점점 대구도 줄어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 정말 대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1m 가 넘는 대형 대구도 있었는데 이제는 이제는 반도 안되는 크기도 큰 편이라고 하네요. 육지에서 200해리까지의 바다는 그 나라의 경제 수역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준이 생긴 것도 다른 나라의 배가 앞바다에 출몰해 물고기들을 잡아가자 아이슬란드가 충돌을 불사할 정도로 대응하는 한편 경제 수역을 주장하면서 생겼다고 하니 대구가 바다의 경계를 결정하는 데에도 관련이 있었네요.

책은 비교적 두꺼운 편이어서 대구라는 물고기 하나로 어떤 말을 할까 호기심이 일었었습니다. 그런데 유럽과 아메리카를 넘나들면서 대구라는 물고기로 인해 역사에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최근에는 대구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대구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읽다보니 책에 빠져들었네요.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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