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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생존법 -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9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인류는 수십만년 전에 지구에 등장하였으며 그동안 사냥이나 채집으로 살아가다가 수천년 전이 되어서야 한 곳에 정착해서 농사를 짓고 문명을 탄생시켰습니다. 이후로도 오랫동안 농업에 기반한 삶을 살아오다가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빠르게 바뀌기 시작하였네요. 농촌에서 농사를 짓던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들면서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3차 산업혁명으로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졌으며 이제는 수십년이 아니라 당장 몇 년 후, 아니 내년의 상황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도 변화하는 것이 시시각각 느껴지면서 따라가기 쉽지 않네요.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알랭 드 보통은 그동안 많은 책을 쓰면서 현대 사회와 우리의 삶을 진단해 왔는데 '현대 사회 생존법' 에서는 막연히 추상적으로 느껴지던 현대 사회를 몇 개의 관점으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메일함을 열면 중요한 메일도 있지만 스팸 메일도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에는 다른 사람이 올린 글들을 모아보는 중간중간에 광고들이 섞여 있네요. 대부분 그냥 지나치지만 간혹 관심이 가는 상품이 있어서 둘러보면서 충동적으로 구매하기도 합니다. 구매하지 않아도 다음부터는 이와 유사한 상품들이 더 자주 노출되네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가 없으면 사회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충동적으로 소비하기도 하는데 당장은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정신적으로 좋지 않을 것입니다. 집 안에 있든 밖에 나가든 소비를 부추기는 각종 유혹들을 만나게 되는데 현명한 소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최근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워라밸입니다.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를 줄인 말로 일과 자신의 삶에 균형을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 아버지 세대를 돌아보면 단연 일이 중심이었습니다. 야근도 잦은 데다가 토요일에도 오전 근무를 하기 위해 출근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주말이면 낮에 자주 주무셨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점점 핵가족화되면서 가족 구성원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제 일은 자신의 전부가 아닌 삶을 살아가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이고, 일 외에도 자신이나 가족과 함께 하는 삶도 챙겨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에드워드 호퍼의 특별 전시회가 열려서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피카소, 모네, 고흐 등 미술을 잘 몰라도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화가들과는 달리 호퍼는 비교적 생소한 편인데 호퍼는 미국 화가로 그의 그림에는 현대인들의 고독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예전에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을 보았는데 정말 군중 속에 있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소셜 미디어에는 지인들이 올린 글로 넘쳐나고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과거 어느 때보다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외롭거나 공허하게 느낄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앓거나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인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제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할것 같네요.
책을 읽다보니 항목 하나하나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일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공감이 갑니다. 문제의 원인을 알면 해결책도 찾을 수 있을텐데 현대 사회와 개인의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