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패신저, 파리
패신저 편집팀 지음, 박재연 옮김 / Pensel / 2024년 10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는데 다른 나라들에서는 조금씩 제한이 풀리면서 여행 유튜버들이 먼저 해외로 나갔습니다. TV 에서 보던 여행 프로그램과는 달리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편집되지 않은 그대로이고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볼때마다 이렇게 매력적인 곳이 있었나 놀라게 되는데 정말 평생을 여행한다고 해도 부족할것 같아요. 그중 파리는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 상위권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파리를 소개하는 여행책들은 정말 많아서 어떤 책을 고를까 망설여지는데 매년 새로운 책들이 나오면서 더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여행 가이드북도 좋지만 그 도시의 역사나 문화,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본다면 여행이 더 재미있을 것입니다. '패신저, 파리' 는 이러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은 책입니다.
뉴요커는 뉴욕, 그중에서도 맨해튼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데 뉴요커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아침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조깅을 하고, 베이글과 커피를 들고 센트럴 파크를 산책합니다. 파리에 사는 사람들을 부르는 파리지엔 역시 뉴요커처럼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모델처럼 날씬하고 키가 크며 얼굴이 잘생겼으면서 시크하네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패션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추면서 개성 있으면서도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알려진 이미지와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파리에 오면 실망한다는 것도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온게 아닐까요. 그래도 파리가 매력적인 도시임은 부인할 수 없네요.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은 프랑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동안 왕권신수설로 국왕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으나 혁명을 통해 왕과 왕비가 처형되었으며 공화정으로 바뀌었네요. 불의에 항거하면서 시민들이 연대를 하는 것은 현대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란조끼 시위도 그중 하나인데 정부의 증세에 대항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일어서면서 사회 운동으로 번졌네요. 당시 뉴스 기사를 보면 폭력적인 시위로 무척 위험한 장면도 많았고 파리로 여행을 온 관광객들도 호텔에 고립되다시피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제든 국민들이 연대해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시민혁명, 68운동에 이어 프랑스의 저력을 보여준 사건 같아요.
파리에는 다양한 외모의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아프리카의 상당 부분을 식민지로 만들었으며 아메리카 뿐만 아니라 인도차이나 반도 등 동남아시아에도 식민지가 있었네요. 그러다보니 이곳 출신 중에 프랑스로 건너와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외에도 이민, 학업, 취업 등 여러가지 이유로 프랑스에 옵니다. 책에 나오는 중국인 이야기는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잘 보여주고 있네요. 부모는 이민 1세대이지만 자신은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이민 2세대로 여느 프랑스인과 다를바 없습니다. 하지만 외모로 프랑스인/비프랑스인으로 구분되면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기도 하네요. 태어난 나라는 바꿀 수 없지만 상황에 따라 사는 나라는 바꿀 수 있고, 점점 세계화되면서 여러 배경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살아가게 될텐데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시민들의 의식도 바뀔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 음악, 미술, 문학 등 빼어난 예술,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 프랑스를 보여주는 말들은 많지만 이 책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직접 파리의 현재 모습을 알 수 있었네요. 덕분에 파리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서 더 가보고 싶어집니다.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