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퀸의 대각선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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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개미' 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한 챕터에서는 개미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다음 챕터에서는 사람이 주인공인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데 나중에는 두 이야기가 서로 하나로 연결됩니다. 학교 갔다가 오는 길에 쌀알 크기 만한 검은 점들이 뭘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지 한참 쳐다보기도 했었는데 작가는 같은 것을 보고도 상상력을 발휘해 이런 소설을 썼네요. 이때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한동안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찾아서 읽었습니다. 죽음, 뇌, 고양이 등 각각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감탄을 하였네요.


최근에는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소설을 덜 읽었었는데 이번에 저자의 신간이 나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퀸의 대각선' 으로 이번에는 체스 이야기네요. 얼마전에 넷플릭스에서 '퀸스 갬빗' 을 재미있게 봤어서 저자는 체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였습니다.


니콜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모니카는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두 주인공 모두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되네요. 두 사람의 성향 만큼이나 퇴학을 당한 이유도 서로 다른데 처음 체스를 배우면서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체스를 배운지 얼마되지 않아 곧 재능을 보이더니 국가의 대표를 뽑는 대회에서 승리하면서 두 사람은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서 만나네요. 이때만 해도 두 사람은 체스 영재로 촉망 받으면서 앞으로 계속 좋은 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라면 저자가 굳이 주제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평범한 체스 대결이었다가 곧 세계를 거대한 체스판으로 보는 대결로 바뀌었습니다. 니콜은 집단의 힘이 중요하다고 믿는 반면 모니카는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신념은 치열하게 냉전이 펼쳐지던 시대에 각각 어떤 진영에 설지 결정하게 만들었네요. 냉전에서는 서로 스파이를 잠입시켜 정보를 캐내기도 하고 우연을 가장한 사건을 일으키거나 국지적인 전쟁도 벌어졌습니다. 체스를 둘 때에도 두 사람의 전략에는 차이가 보였는데 사람이 체스의 말이 된 대결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네요. 평화로운 체스 대결에서 목숨을 건 대결로 넘어가면서 정말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습니다.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도 결국 은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결을 할 때에는 경쟁심에 불타오르지만 이러한 대결이 반복될수록 서로에 대한 존경심과 호감이 생겼을 것입니다. 인생을 마무리할 즈음에 만난 두 사람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면서 훈훈하게(?) 끝날 것으로 보였지만 역시 저자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셜록 홈즈 드라마에서 봤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끝까지 방심할 수 없었습니다.


저자의 책을 읽을 때마다 상상력에 감탄하게 되네요. 그리고 이번 책에서도 어김없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이야기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다음에는 저자가 또 어떤 평범한 주제로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기대됩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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